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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수렁

by 자 작 나 무 2022. 8. 24.

전엔 이런 종류의 수렁에서 어떻게 벗어났을까?

일기를 뒤져서 찾아봐야겠다. 뭔가 기록한 것이 있는지.

 

1. 점심 같이 먹던 분이 8월 말에 계약 기간이 만료되어 그곳을 떠나게 됐다.

2. 퐁당퐁당 출근하는 다른 곳에서 밥을 같이 먹던 동료는 교통사고를 당해서 입원 중이다.

양쪽에서 그나마 숨통을 약간 트이게 하는 정도의 식사 시간 교류와 짧은 대화를 하던 상대가 동시에 일이 생겼다.

 

오늘은 딸에게 내 상태가 어떤지 자세히 이야기 했다. 아직 어려서 듣기만 한다. 들어주는 것만 해도 고맙지. 

 

 

*

일에 몰입한 순간 나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된다. 무대에 오른 연예인 같이 화색이 돌고, 입이 절로 움직인다. 이미 프로그램 된 로봇처럼 어디선가 말이 술술 흘러나온다. 이렇게 보면 나는 그 분야의 전문가인가? 

 

각도를 조금만 바꿔서 생각하면 지금 내 상황은 그리 나쁜 게 없다. 오히려 좋게 생각하면 좋은 것이 많은데 문제는 건강 상태에 균열이 생겨서 정신적인 부분에도 영향을 주는 상태다. 몸과 마음의 연결 상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몸부터 챙겨야 마음이 제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잠시 괜찮은 듯 하다가도 의욕이라곤 없는 상태로 바뀐다.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생각만 해도 속이 울렁거리고 불쾌해진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그렇다는데 도대체 무엇 때문에 내가 스트레스를 받는지 아주 열심히 생각하지 않으면 떠오르는 것도 없다. 이건 어쩌면 강한 부정의 결과물인지도 모른다.

 

 

*

이래서 힘든 순간을 넘길 때 어떻게 넘겼는지 그 과정도 때론 기록할 필요가 있다.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 어렵다. 매번 같은 방법이 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도움은 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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