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길고양이가 새끼를 낳아서 버리고 갔다. 아이들이 새끼를 만져서 어미 고양이의 묘한 습성이 발동하여 새끼를 버리고 가서 먼발치에서 다가오지도 않고 젖을 물리지도 않았다. 한 며칠 젊은 직원 몇 명이 젖병을 사다가 물리고 아픈 고양이를 동물 병원에 데려가기도 하더니 어느 날 어디로 사라졌는지 뿔뿔이 흩어졌다.
저 고양이 중에 한 마리는 지인의 지인이 데려가서 키운다고 하여 이틀 뒤에 내 품에 안겨서 다른 도시로 데려갔다. 이후에 고양이와 사람 사이에 기구한 사연을 낳은 이 새끼 고양이 사진이 휴대 전화에 남아 있기에 옮긴다.
밥 친구와 저녁을 함께 먹고 선진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 해가 져도 공원엔 가로등을 켜주지 않아서 불이 밝혀지기를 기다리다가 내려왔다.
사진을 들추어보니 그때 나눈 대화도 어렴풋이 떠오르고 그날 스친 생각도 그려진다. 기록하지 않고는 역시 기억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 기록하지 않고 한 달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