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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미래에 대한 불안

by 자 작 나 무 2022. 10. 18.

미래에 관한 막연한 두려움은 누구나 지니고 있다. 최근에 생긴 좋지 않은 일은 면모를 바꾸어 다른 방향으로 인생이 흘러가는 변수가 됐다.



막연한 두려움 이상의 두려움에 떨며 머리가 아픈 시간에 맞서기엔 시간과 에너지 소모가 클 것 같아서 병원에 찾아가서 상담하고 약처방도 받았다.

깨는 횟수가 줄어들어서 잠을 제대로 잘 수 없어서 생긴 고통에서 조금씩 멀어졌다. 모든 고통이 일시에 사라질 수는 없다. 어떤 고통이 덜하면 다른 고통을 인지하게 된다.

결국 고통은 실재라기보다는 인지의 영역인 셈이다. 내 뇌가, 마음이 이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고통을 느끼는 강도가 다를 수 있다.

같은 문제에 같은 강도의 고통을 느끼는 게 아니고, 같은 문제에 같은 크기의 행복을 느끼는 것도 아니다. 쓸데없는 고통을 최소화하고 피할 수 없는 고통은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관망할 필요가 있다.

그 고통 속에 빠져들면 환각에 속는 것이다. 꿈속에서 어떤 실재하지 않는 고통을 느끼게 되었을 때 절대적으로 거기에 빠져들지 않고 내 실존의 위치를 확인하려고 노력하는 것처럼 현실 세계에서 느껴지는 고통에서 때론 자신을 분리하거나 관망하는 자리에서 겪어낼 수 있다.

고통에 민감한 내가 어쩔 수 없이 터득한 방법이다.

약간의 불안함이 불확실한 미래에 닥칠 공포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으로 쓰이겠으나, 필요 이상의 공포를 반복적으로 주입하며 긴장하고 고통스러워할 필요가 없다.

내일 일은 닥치기 전에 알 수 없겠지만, 오늘 살아내는 내 모습을 보면 어느 정도는 그려질 미래다. 그 만큼의 걱정과 고통만 머금어도 인생은 충분히 고통스럽다. 마음이 느끼는 고통에서 자유로워지니 육체에 가해지는 통증이 도드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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