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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지난 사진 정리 1

by 자 작 나 무 2023. 5. 30.

휴대전화에 찍힌 사진을 종종 정리하다가 미뤄둔 뒤에는 사진 찍는 것도 예전처럼 하지 않고 거의 건너뛰고 지나고 나선 언제 왜 찍은 사진인지 기억나지 않기 일쑤다. 잠시 생각날 때 몇 장이라도 옮겨놓아야겠다. 나중에 언젠가 그때 기억이 필요할 때 사진과 간단한 메모를 보고 연관된 일이 떠오를 때도 있으니까.

 

4월 14일

사흘 만에 급히 퇴원했다. 1차 고사 문제를 꼭 내라는 연락을 문자로 받고 약을 계속 복용하고 주사를 꽂고는 일을 할 수가 없으니 어쩔 수 없이...... 그 일은 해놓고 병가를 쓰기로 했는데 애매하게 치료나 휴식이 필요할 때 제대로 해야 할 바를 하지 못해서 몸은 더 피곤하고 정신도 버텨내기엔 벅찬 상태였다. 결국 그다음 월요일에 출근했다가 일이 더 커졌다.

 

퇴원한다고 딸에게 연락했더니 퇴원 수속 끝난 뒤에 딸이 병원에 도착했다. 병원 근처 식당에서 둘이 한 끼 맛있게 먹었다. 이 식당 음식이 마음에 들었는지 이번 내 생일에 여기서 밥 먹자는 말까지 나왔다. 전엔 그렇게 한 번 같이 가자고 권해도 들은 척도 안 하더니.....

 

 

 

 

 

 

* 4월 21일

딸 생일을 핑계로 만나서 저녁 먹고 카페에 들러서 잠시 쉬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좋을지 의논을 할 상대가 없으니 딸 붙들고 이야기했다. 이미 관리자가 나를 불편한 상대로 찍었으면 더 참고 견딘다고 좋은 말 할 이유 없을 것 같으니까 참지 말고 더 견디지 말고 쉬는 게 좋겠다고 조언해줬다.

 

"엄마, 아직은 나를 먹여 살려야 하니까 엄마가 좀 더 참고 견뎌 봐." 이런 조언을 했더라도 들었을 거다. 내 딸은 이번엔 충분히 내편이 되어줬다. 내년에 어떻게든 졸업하면 취업해서 엄마가 힘든 일 하지 않아도 되게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해 줘서 정말 고마웠다. 그래서 더 견딜 수 있는 만큼 견뎌볼 생각이다.

 

 

 

 

 

*

친구가 동창회 때문에 한산도 갔던 날, 그 집 큰 딸이 아파서 집에 있다기에 불러내서 같이 밥 먹었다. 딸내미 걸음마 시작했을 때 집 앞 놀이터에서 만나서 알게 된 친구다. 그집 딸 셋이 다 커서 성인이 되었고, 꼭 엄마인 친구가 끼지 않아도 우리는 같이 소풍도 가고 밥 먹으러도 다니는 친구가 되어서 감사하다.

 

나도 병원에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음식을 제대로 먹기 힘들다고 생각해서 딸 친구가 제안한 음식을 함께 먹었다. 밥알이 입안에서 데구루루 구르는 시기였는데 덕분에 맛있게 잘 먹고 기운을 차릴 수 있었다.

 

 

*

4월 29일

작년에 삼천포에서 맺은 인연 중에 가장 자주 가서 음식을 사 먹었던 시장통 베트남 음식점에 갔던 날. 기숙사에서 집에 온 딸이 꼼짝도 않고 잠만 자길래 깨워서 데리고 잠시 나간 길에 결국 삼천포까지 달렸다. 마침 다음날은 한 달에 한 번 쉬는 날이고, 이후엔 출산이 머지않아서 몇 달은 장사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그날 거기 가지 않았더라면 전혀 근황을 알지 못해서 어쩌면 몇 번 헛걸음했을지도 모른다. 

쌀국수는 다 팔려서 두 가지만 주문해서 맛있게 먹었다.

서영 씨 순산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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