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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자기 발견

by 자 작 나 무 2023. 7. 23.

'아, 어'가 엄연히 다른데 내 화법은 직설적인 편이다. 그래서 결과적으로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하다고 생각할 때가 더러 있다. 배려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내가 우회적으로 말하지 않는 게 오해를 덜 빚는다고 생각한 뒤로 대체로 은유보다는 바로 말한다. 그런 대화가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불편할 수 있다. 나를 잘 알지 못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래서 잘 모르는 상대와 가벼운 대화 외엔 되도록이면 하지 말아야 한다.

 

어쩌다 한 번 대화할 기회가 생기면 혼잣말이나 일 때문에 하는 말이 아닌 대화가 고파서 때론 충분히 듣지 않고 머릿속에 떠오른 말을 뱉으려고 하는 나를 발견한다. 내가 관찰한 나는 남자 어른을 대할 때 어떻게 말하고 표현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어눌하다.

 

사람 관계도 대화도 기술이 필요하다. 사람마다 인식하는 방법, 표현하는 방법, 받아들이는 방법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내가 이해하는 방법으로 내 방식으로 표현하면 내 생각이나 의도와는 다르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잘 먹는다더라. 연애도 해 봐야 잘하는 거지. 여태 이렇게 살았는데, 갑자기 어떻게 남자와 대화를 잘하고 연애를 잘할 수 있을까. 뭐든 글로 배워서 연애도 글로 배웠다. 그게 실전엔 별로 도움이 안 되더라.

 

있는 대로 자신의 문제를 인정하고 고치려고 노력하고 잘 안 되면 이 부분은 그냥 포기해야지. 여태 솔로로 잘 살았는데 나이만큼 생각이 굳어진 어른과 어떻게 원활한 소통을 하고 어우러지고 잘 섞여서 살 수 있나. 내가 이 방면의 능력자는 아닌 게 자명하다. 그렇다고 뭘 더 노력해? 할 수 있는 건 말을 덜 하고 상대의 말을 들어주는 것. 내 말은 조금 천천히 하자.

 

*

외출을 망설이는 사이에 날이 어두워지고 비가 쏟아진다. 밖에 나가지 않길 잘했지~ 이렇게 합리화해 버리니까 앞으론 내가 할 일이나 할 바를 먼저 적어놓고 실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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