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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감각 이상

by 자 작 나 무 2023. 7. 29.

음식맛을 섬세하게 느끼던 감각에 이상이 느껴지니 즐길 수 있는 것도 그다지 많지 않은데 확실히 큰 것 한 가지가 줄어들었다. 작년 8월에 코로나 19에 걸리기 전엔 아무리 많이 아파도 맛이 잘 느껴지지 않는 이런 경험은 해보지 못해서 당혹스럽다.

 

늘 이런 것은 아니고 종종 혀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이 다르다.

 

 

후각은 여전히 민감해서 담배 피우는 사람 곁에 가지 못하고, 화학적인 향이 강하면 머리가 아프다. 그 화학적인 향을 참거나 견디라고 하면 나에겐 고문이나 마찬가지다.

 

*

이틀 이상 문 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집안에만 있는 날이 매주 반복된다. 이러다 환기를 위해 밖에 한 번 나가면 핑곗거리를 만들어서 매일 나가고 그러다 지치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고 아무것도 보고 싶지 않아서 콕 틀어박혀서 지낸다. 이미 이틀 이상 지났고, 적어도 내일까지는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 화요일엔 꼭 나가야 할 일이 있으니 그때까지는 이 상태가 지속되면 이대로 고여 있을 참이다.

 

차 트렁크에 넣어두고 온 소금이 이 뜨거운 볕에 녹거나 차에 냄새를 남기지는 않을지 살짝 걱정된다. 

 

밖으로 쏘다닐 때보다 더 많은 음식을 한꺼번에 먹어서 몸이 점점 무거워진다. 생각의 짐에 밀리고 눌리는 순간에 갑자기 뭔가 찾아서 먹는다. 내일부터는 꼭 밀린 설거지 하듯 빨리 일거리를 해치우고 홀가분하게 하루라도 제대로 쉬어보자. 

 

(쉬어야 한다고 적극적으로 보내는 신호에 반응하지 않고 무리하게 내 삶을 등 떠밀 필요 없는데, 휴일이 아닌데 쉬는 날엔 어쩐지 마음이 편하지 않다.)

 

 

*

연수, 생기부..... 생기부..... 생기부....... 방학 때마다 이렇게 시달리면서..... 결국 하면서...... 왜..... 빨리 못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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