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21일 (사진 보관용)
파란 하늘과 맞닿은 바닷가를 거닐며 햇빛 받아 찬란한 풍경 사진 몇 장 찍고 거닐다 보니 금세 바람이 불고 구름이 몰려든다. 같은 곳이지만 완전히 다른 분위기다.
꽤 오래 갈매기를 쫓아다녔다. 걷다가 서서 바람 타고 흘러다니는 갈매기를 보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간 꽤 오랫동안 힘들어하면서도 여유 있게 산 것도 어쩌면 이런 풍경을 일상으로 즐기며 많이 걸어서 그랬던가 보다.
천천히 이 길을 걸으며 다음날 수영, 싸이클, 마라톤까지 세 가지 경기를 한 번에 하는 트라이애슬론 경기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하는 많은 선수를 물끄러미 봤다. 선글라스 끼고 다녀서 좋은 점은 그렇게 뻔하게 바라보는 줄 알면서도 안 보는 척하면서 사람을 쳐다볼 수 있다는 거다.
철인 3종 경기. 말 그대로 그 정도의 체력은 단순히 체력만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경기다. 통영에서 한 때 해마다 열리던 국제 경기를 몇 해 쫓아다니면서 봤다. 인간의 한계를 조금씩 넘기 위한 도전, 개인적인 일이거나 인류의 삶에 이바지하는 일이거나 그들이 물에서 헤엄치다가 나와서는 젖은 수영복을 벗고 자전거를 타고 힘껏 달린다.
다시 땅에 발을 딛고 달리고 또 달릴 때 지치고 힘든 표정이 역력한데도 포기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모습을 지켜봤다. 아낌없이 환호성을 지르며 응원했다. 내가 도전하지 못하는 분야에 열심인 사람을 보게 돼서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2005년에 통영 국제 트라이애슬론 경기에서 우승한 얀 레훌라(당시 우리나라 국가대표팀 감독)선수와 기념 사진도 찍어서 블로그에 고이 간직하고 있다. 이번엔 경기 전후의 모습만 스케치 했다.
한참 갈매기를 보다가 바람따라 더 자유롭게 길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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