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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3>

삶의 질

by 자 작 나 무 2023. 11. 25.

숙소에서 체크아웃 시간까지 최대한 버티다가 밖으로 나왔다. 공원으로 갈 것인가? 카페로 갈 것인가?

잠시 길에서 방황하다가 찾은 천국

국립 세종도서관
이렇게 좋은 곳이 있다니!
촌에서 나고 자란 내가 본 시설 중에 최고의 장소! 돈을 따로 지불하지 않고 이 좋은 시설과 많은 책을 공짜로 빌려 볼 수 있다니 천국이 따로 없다.

어슬렁거리다가 익숙한 이름에 반응했다.
통영!

통제영이 해체된 뒤에 이렇듯 집요하게 일본인이 통영 곳곳에 속속들이 진출하여 우리 삶의 터전과 삶 자체를 고도로 농간(?)한 자료를 접하고 조금 예민하게 반응했다.

뭔지 모르게 내가 전생에 그 삶 속에 존재하고 억울하게 당한 사람처럼 분하고 불편했다. 욕지도를 비롯하여 통영에서 어업으로 얻을 것이 있는 자리마다 그들이 들어와서 단물을 빨아먹은 거다.

곧 떠날 자리인 내 고향은 그렇게 시작하여 일본인들의 흔적이 남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오늘 이 책을 통해 알게 됐다. 역사, 문화, 산업 전반에 걸친 그들의 농간과 지배가 아직도 그 명맥을 잇고 어느 때인가 다시 깊은 상처를 내며 우리 삶을 망치게 될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2023-11-25
처음 와본 국립 세종도서관에서.

대도시에서 자란 아이들은 이런 곳을 향유하며 살아가니 삶의 질적 차이가 클 수밖에 없다. 보고 듣고 경험하는 교육 환경의 차이가 삶의 질적 차이로 이어지는 비중이 큰 만큼 반드시 공간 불균형과 교육 환경의 격차부터 줄여야 한다.

좋았다가, 신났다가, 분했다. 그리고 안타깝고 미안하다. 우리가 만든 사회가 이렇게 불공평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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