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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7월 마지막 날

by 자 작 나 무 2024. 8. 1.

2024-07-31

 

며칠 쉬니까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제야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 조금씩 보인다. 며칠 전에 많이 만들어둔 밑반찬이 있어서 오늘은 잘 넘겼다. 내일은 콩나물 무침, 꽈리고추김치, 팽이버섯 된장국, 달걀말이나 달걀찜. 새 반찬을 만들어야 할 날이다. 그런데 저녁에 갑자기 뭔가 시원한 것 한 잔 마시고 싶은 생각에 마트에서 맥주보다 약한 과일주를 샀다. 

 

안주 핑계로 연어, 광어 두 가지 썰어 담은 회를 사 와서는 냉장고에 남은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따서 딸과 둘이서 나눠 마셨다. 3.5% 도수니까 음료수나 마찬가지여서 잘 넘어간다고 홀랑홀랑 마시더니 딸은 얼굴이 벌겋게 익어서 제 방에서 먼저 잠들었다. 남은 연어는 내일 새우튀김 곁들여서 굵은 김밥을 싸서 먹기로 했다. 

 

딸이 잠든 뒤에 늦게 설거지 하고 레몬수 만들어서 마시겠다고 사 온 레몬을 닦고 끓이고 닦기를 반복해서 손질해 놓고 자리에 앉으니 눈꺼풀이 붙기 일보직전이다.

 

여기 이사들어서 이제 6개월 지났다. 큰일 한 번 없이 그럭저럭 잘 지냈다. 

 

*

해야 할 일이 많은데 쉰 김에 하루만 더 쉰다고 하루 더 보태다 보니 이제 슬슬 죄책감 들기 시작한다. 이렇게 놀다가 나중에 개학 전에 일 폭탄을 안고 전전긍긍하던 때를 반복하면 곤란한데 쉬는 맛이 너무 좋아서 더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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