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
가끔 길을 잘못 들었을 때, 그대로 가다가는 돌아 나와야 할 길이 너무 멀어져서 한참 헤매게 된다.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곧장 돌아나갈 길을 찾아야 한다. 급한 일 없이 유랑하듯 지구별 여행자로 이런들 어떠하리, 저런들 어떠하리가 가능하다면 그대로 가도 좋다.
가지 말아야 할 길이란 게 세상에 존재하는 게 아니라, 내가 가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 거니까. 가끔 그런 경우가 있다. 끝이 보이는 길, 끝을 전혀 가늠할 수 없는 길. 끝이 보이는 길이 있는 경우엔 잘못 들어섰다면 곧장 돌아 나와야 할 것이고, 끝을 가늠할 수 없을 때는 모험을 할 것인지 안전하게 검증된 길만 갈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그런 길은, 꿈속에서 위험에 빠졌을 때 꿈인 줄 알고 그 상황을 집중하여 삭제하는 것처럼 지울 수도 있다. 매트릭스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하면 의외로 간단하다. 매사에 그런 생각을 하면 사는 게 너무 재미없으니까 가끔은 영화나 드라마가 허구인줄 알면서도 잠시 현실을 잊고 집중하듯, 이 삶의 매트릭스도 또한 집중할 때에만 감정에 몰입하는 즐거움도 생긴다. 즐거움만 생기는 게 아니므로 늘 선택에는 다양한 과정과 결과가 따른다. 내가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 중심만 잡고 있으면 그리 괴롭지만은 않다.
나의 즐거움과 행복을 위해 다른 사람을 괴롭게 하는 선택이라면, 가지 말아야 할 길이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