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06
한참 지난 일기를 간혹 읽을 때면, 참 새삼스럽다. 이런 날도 있었구나, 이런 생각을 하기도 했구나, 이런 감정에 사로잡힌 순간을 잘도 그려놨구나.... 내 인생이라고 그려진 어느 날의 그림을 관람한다. 어차피 지금도 나라는 주체가 있는 것만 같지만, 한걸음 떨어져서 남의 삶을 구경하듯 살다 보니 아무렇지도 않게 남보기엔 표현하기 어려운 일도 글로 옮긴다.
엊그제는 내가 10년만 젊었더라면 하는 허튼 생각이 들어서 살짝 웃음이 났다. 절실한 바람이기보다는 그랬다면 이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하는 다소 유치한 감정적인 상황을 놓고 잠시 생각이 거기까지 갔다. 그 모든 과정에서 내가 아직 이런 감정에도 잠시 발을 담글 만큼 젊다는 것을 확인한 게 결론이다.
그렇게 하지 않으려고 할 뿐이지, 못할 것은 아니라는 것.
체력 관리 잘하신 분이 60대가 넘어도 엄청난 근육을 자랑하는 것을 보고는 저럴 수도 있구나 하고 느낀 것과 다를 바 없다. 다만 전제는 관리를 잘해야 한다는 거다. 내 마음은 나름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것인가? 감정적인 면은 뻔하게 남과 같은 선에서 동급으로 같이 늙지는 않는 모양이다.
이제 몸도 그만큼 관리하려니 아직은 갈 길이 멀다. 헬스장에 가서 근력 운동 좀 하고 나면 며칠은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 오늘쯤 한 번 더 가려고 했는데 헬스 트레이너가 내일 운동 기구 사용법을 알려준대서 오늘은 땡땡이 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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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원, 도서관, 마트
그 외의 장소엔 갈 일이 거의 없다가 엊그제 특이한 곳에 가서, 아주 특이한 경험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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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내미 취업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 꼭 합격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의 수도 항상 생각한다. 살다보면 더 원하는 것과 가까워질 수도 있고, 조금 우회할 수도 있는 거니까. 겨울방학이 되면 우리 집에 놀러 온다는 딸 친구를 맞이하려면 집 정리와 청소도 획기적으로 해야겠고, 이왕에 운동하기로 마음먹었으니까 오래 걸리더라도 나도 몸짱 비슷한 것도 한 번 해봐야겠고, 너무 전투적인 모습으로 늙어가지 않으려면 지금 생긴 이 시간을 다채롭게 잘 써야겠다.
밤낮이 바뀌어서 아침형 인간이었던 내가, 오전이 없는 생활을 하다보니 하루가 짧고, 밤은 길다. 오늘부터 사흘 안에 이걸 바꿔야만 토요일 아침 일찍 세미나 장소로 출발할 수 있다. 신청해놨으니 마음먹고 반드시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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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크를 유도하는 스팸 댓글 붙이는 이들이 있어서 대부분은 IP 차단까지 했으나, 불편해서 댓글을 붙이지 못하게 창을 닫았다. 어차피 내 글에 댓글 붙일 사람은 없을 것으로 추정하고..... 하실 말씀 있으신 분은 방명록을 이용하시거나 문자 보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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