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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4>

잠들기 전에......

by 자 작 나 무 2024. 11. 7.

2024-11-07

 

일찍 잠들 계획이었다. 내일부턴 예전과 같이 출근 준비하던 시간대에 일어나서 하루를 시작하는 습관을 들일 참이었다. 누우면 거짓말처럼 말똥 해진다. 중학교 2학년이었을 때, 가수 이선희의 'J에게'란 노래가 유행했다. 그 노래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내가 다니던 여자중학교 앞에 있던 학교에 다니던 남학생에게 부치지 못하는 편지를 일주일에 몇 번씩 썼고, 그 친구를 지칭하는 줄임말로 'J'라는 철자를 썼다.

 

나중에 내 모친께서 그 낯간지러운 사랑 고백 편지를 나 몰래 읽은 것을 알게 되어서 화가 난 나머지 그 일기장을 마당에서 좍좍 찢어서 불태워버렸다. 그 시절 일기장도 남아있었더라면 과연 어땠을까?

 

잠자리에 누웠다가 깨서 뜬금없이 'J'가 생각난 건 아니다. 그때 조절하기 어려웠던 감정처럼 떠오르는 간지러운 감정을 쏟아놓아야 잘 것 같다. 좋은 기억만 떠오른다. 아주 사소한 말과 행동조차도 다 좋게 기억나서 그립고 애틋한 감정이 밀물처럼 밀려든다. 잠시 피곤한 현실을 잊고 그런 감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기로 했다. 그저 한 때 감정이다. 지나간다...... 괜찮아질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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