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18
책 빌려서 들고 나오다가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사진 몇 장 찍었다.
진짜 책을 쌓아서 만든 크리스마스 장식
내 딸이 좀 어렸을 때 이런 도시에 이주해볼 생각을 못한 게 아쉽다. 주거비가 엄청나서 꿈도 꿀 수 없었고,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을 잘 몰랐던 까닭이기도 하고. 익숙한 것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어떤 자극이거나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자극이 있어야만 움직인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나는 곰이었구나.
크리스마스에 딸이 친구 만나러 나가면 나도 심심할 텐데.....
딸이 어릴 때 크리스마스 전날에 딸 친구까지 데리고 남해 독일마을 위에 있는 원예예술촌에 가서 크리스마스 장식된 집과 정원을 구경하며 사진 찍기 놀이를 즐겼다. 이젠 남해가 너무 머니까 근처에 그럴 만한 곳이 있는지 찾아봐야겠다. 이젠 다 커서 엄마랑 사진 찍기 놀이 같은 건 하지 않으려고 할지도 모르겠다.
날씬해졌으니 예쁜 옷이라도 사주고 사진 찍으러 가자고 하면 딸을 설득할 수 있을 텐데..... 백수가 되고 나니 돈이 없어서 옷 사주긴 어렵겠다. 내가 바라는 버전의 휴일은 딸과 남해 여행을 가는 거다. 남해, 삼천포, 통영, 거제를 돌면서 우리가 즐겨 찾던 장소를 찾아보고 익숙한 맛집에 가서 맛있는 음식 한 끼 먹으며 옛날 이야기 하며 웃는 거다. 그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