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해지기 위한 노력만이 지금으로선 가장 우선이다. 아주 사소한 증상도 쉽게 나아지지 않고 몇 주씩 혹은 한 달이고 두 달이고 앓게 되는 지금의 내 상태는 한창때에 속하는 30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운동이라곤 하지 않고 특별히 건강에 신경을 쓰는 일이 없이 그저 아픈 것만 속상해하는 내게 자신을 더 아끼고 보살피라는 엄중한 경고라고 생각한다.
다음 주쯤이나 헬스클럽에 등록할까 생각한다.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 늘 망설이던 것이었는데 지금으로선 이대로 병원만 들락거리다간 얼마 못 가 영영 아무것도 못하고 쓰러져 누워서만 지내야 할는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든다. 한 달을 훨씬 넘게 앓았고 아직도 감기가 떨어지지 않았다. 면역력이 보통 사람보다 현저히 약한 까닭이다.
무리한 운동을 할 기운도 의욕도 없으니 무언가에 매여서 마지못해 운동하려면 그 방법밖에 없지 싶다. 게다가 한창 붐을 타고 있는 반신욕을 매일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고. 요즘은 헬스장에 사우나와 찜질방 시설을 함께 갖추고 모두 이용할 수 있게 해주니 운동과 반신욕을 함께 할 수 있으니 게으르고 무기력하고 나약한 내게 내성이 생겨 듣지 않는 독한 약을 먹어대는 것보다 훨씬 나은 처방이 될 수 있을 거란 기대를 해본다.
얼마 전에 인터넷 요금이 석 달 치 밀려서 어느 날 단선되었고 그나마 게임도 하지 못하게 되니 갑갑해서 숨이 막힐 것 같았다. 습관이란 이렇게 무서운 것이다. 인터넷을 하지 않고 컴퓨터를 만지지 않을 때도 무던히 살았건만 하다가 못하게 되니 얼마나 답답하던지...... 결국, 그 답답함을 못 이겨 돈을 빌려서 밀린 요금을 청산하고 복구시켜놓았지만..... 여전히 답답한 것이 말끔히 가시지 않는다. 일단 건강해지고 볼 일이다.
그다음 일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하고 건강해질 때까지 이 지독한 고민거리는 덮어 두기로 한다. 요즘은 온라인 고스톱을 습관적으로 한다. 즐기는 수준까진 못되고 그냥 컴 앞에 앉으면 그 게임을 한다. 이전에 인터넷에서 하던 여러 가지 일들은 모두 중단한 상태. 블로그며 홈피 관리는 전혀 하지 않는다. 지금은 솔직히 모든 게 귀찮고 신경이 쓰이질 않는다. 이렇게 또 보낼 시간이 좀 필요한 모양이다. 자신에 대해 좀 더 관대해져야 한다는 핑계로 느슨하게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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