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안에 있던 모형도를 보니 왼쪽에 있는 것이 브리엔츠 호수, 오른쪽에 조금 더 큰 호수가 튠 호수. 이 일대의 높은 산에서 빙하 녹은 물이 흘러들어 생긴 것이다.
다음 날 아침,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튠 호수 쪽으로 가는 길
낮에 융프라우 못 가게 되어 하루는 라우터브루넨, 트뤼멜바흐 폭포에 다녀오고, 또 하루는 스위스의 수도이기도 한 베른에 다녀왔다. 베른에 다녀오는 길에 방향이 튠 호수를 거쳐서 우리가 묵고 있는 브리엔츠 호수로 길이 이어져 있어서 튠 호수를 보러 갔다.
브리엔츠 호수가 있는 곳보다는 좀 더 번화한 동네다.
꽤 넓은 호수여서 이 동네 저 동네를 연결하는 여객선이 다닌다. 우리도 차를 가지고 오지 않았더라면 이 호수 마을을 여행하기 위해 여객선을 타고 다녔을지도 모른다.
오른편 언덕 너머에 꽤 큰 마을이 있다.
물새가 한가로이 차가운 물위로 유유히 미끄러지듯 헤엄쳐 다닌다.
그런데 갑자기 우리가 있는 쪽을 향해 일제히 헤엄쳐 온다. 얘들이 사람들을 겁내지 않고 오히려 반기는 눈치다.
저 멀리 있는 녀석까지 열심히 쫓아온다.
우리 주변에 몰려든 물오리
우리를 반기는 듯 달려온 물오리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내 가방에 모셔(?)뒀던 비상식량을 꺼냈다. 저 귀여운 것을 실망시킬 순 없으니깐 뭐든 줘야 할 것 같았다.
과자 투척~
아주 곡예하듯 입을 벌리고 잘 받아먹는다. 8월 초순인데도 비오는 날은 기온이 낮에서 외투를 입어야 할 정도로 서늘했다. 호숫가는 더욱 시원한 것이 좋다.
어린 물새떼가 풀숲에 이렇게 종알종알 자리 잡고 있다.
비가 내려서 멀리서 보면 물빛이 약간 흐리지만 가까이 가면 튠 호수의 물빛은 이렇게 물감을 푼 듯한 색이다.
건너편 산이 금세 구름에 갇힌다. 이 정도 일기가 변화무쌍할 때 높은 산에 오르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르니
융프라우에 가지 않은 것은 잘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튠 호수의 정경을 즐겼다.
이런 깃발 표시가 있는 곳은 입수가 가능한 곳인가 보다.호수에 잠수복 입고 들어가는 사람들을 보고 슬쩍 쫓아가봤다.
저 호수 아래는 어떨까?
호수 수온이 낮아서 이런 곳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입수하는 곳 근처에 불도 피울 수 있고 몸을 말리는 곳이 있다. 언젠가 5월에 지리산 가서 계곡물에 입수한 적이 있는데 얼마 버티지 못하고 바로 나와야했다. 정말 얼음장 같은 물이라고 표현했는데 이 호수의 물은 그보다 훨씬 차다.
지는 해의 여운이 아주 희미하게 남은 호숫가에 서 있는 백발의 아저씨를 마지막으로 카메라에 담고 차에 올랐다.
마음속에 미묘한 여운이 남는 장면이었다. 나도 언젠가 저렇게 백발이 되어 다시 이 호숫가에 찾아오게 된다면 어떨까..... 그때까지 건강하게 잘 살 수 있을까..... 이렇게 잡다한 생각이 많은데.
특이한 게 보이면 사진을 찍고 싶다.
호숫가를 지나 저 절벽 사이로 뚫린 작은 터널을 통과했다.
호수를 따라 도로를 만들다 보니 바위 산을 뚫어서 저렇게 절묘하게 만들어놨다. 다음날 이젤발트를 떠나면 체르마트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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