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른(Bern), 곰 공원, 아레(Aare)강
스위스의 수도인 베른의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곳이다.
시 자체가 문화유산인 셈이다. 어떤 특정한 장소를 찾아가기보다는 시내 번화가 근처에 주차하고 천천히 걸어서 아레강을 따라 거닐고 시내 구경을 즐기기로 했다.
비가 부슬부슬 내린다. 준비했던 우산은 루체른에서 폭탄 같은 비를 맞고 망가져버렸다.
다리를 건너 곰 공원에 가면 선물가게에 혹시 우산이 있으면 사기로 했다.
베른에 오는 관광객이라면 누구나 거쳐가는 곰공원 도착!
곰 몇 마리가 어쩐지 만사가 귀찮은 표정으로 놀고 있다.
이 곰은 머리 중앙에 나무 열매가 눌러 박히듯 붙어있다.
아... 떼주고 싶어~
이 중 한 마리는 물이 있는 방으로 들어가고 싶어서 막힌 입구에 와서
수없이 반복적으로 문을 두드려댄다. 왜 안 열어줄까?
더우니까 물에서 놀고 싶은 모양인데, 물이 있는 방에 문을 닫아놓았다. 그곳에 물이 있는 줄 아는 모양이다. 계속 왔다 갔다 하면서 문을 두드리는 모습이 너무 안타까워서 속을 끓이고 있는데 옆에 선 외국인 관광객 중 젊은 여인네들도 나랑 같은 생각을 하는지 쟤들 불쌍하게 문 열어주지 않는다고 누군지 알 수 없는 관리자를 향해 불만을 날린다. 보는 이들이 거의 그렇게 느낄 만큼 곰의 행동은 애절했다.
아메리카 대륙에서 온 듯한 이 모녀의 패션과 늘씬한 뒤태를 보고선
여행 다니면서 하도 먹어서 더 후덕해진 우리 모녀의 모습을 훑어보게 된다.
'우린 앞으로도 저런 모습은 어려울 거야......'
왜냐~~ 맛있는 것 먹는 게 너무 좋으니까!!!
밖에 있는 곰이 들어오고 싶어 했던 방은 이 공간.
여기서 놀았으면 우리도 더 가까이서 곰의 활기찬 모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그 문을 잠가놓고 열지 않은 것은 뭔가 이유가 있었겠지만,
놀지도 못하게 할 놀이방은 왜 만들었냐고요.
아레 강 물빛도 빙하가 녹은 물이라 색이 푸르다.
여기서 손예진이 디카 CF를 찍었다.
우리도 한 장 찍자니까 딸이 더워서 다 귀찮다고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곰 공원을 나와서 비포장으로 조성된 아레 강변길을 산책했다.
우리나라 수도인 한강변은 콘크리트로 발라놓은 곳 천지인데
아레 강변은 참 자연스러워서 더 멋스럽고 좋다.
저 꼬마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봤다. 내 얼굴에 뭐 묻었니?
아레강으로 흘러드는 물이 여기선 유속이 높아서 폭포수 쏟아지는 소리 같다.
저 위에 있는 카페엔 혼자 가면 딱 좋겠다. 어차피 시끄러워서 대화를 할 수는 없을 테니까.
걷기 싫어하는 딸이 약간은 불만스러운 얼굴로 한참 걷다가 무슨 일인지 싱긋 웃는다.
아주 꼬맹이일 때도 여행지에서 이런 걸 보면 꼭 타고 놀려고 하더니
이 만큼 커서도 마찬가지다. 나도 타보고 싶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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