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GRAM
멘델스존: 협주적 소품 2번 d단조 Op. 114
Mendelssohn: Concert Piece No. 2 in d minor Op. 114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슈만: 3개의 로망스 Op. 94
Schumann: Three Romances Op. 94 for Clarinet and Piano
브루흐: 8개의 소품 Op. 83 중 제2번, 제6번, 제7번
Bruch: Three Pieces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from Op. 83 (No. 2, No. 6, No. 7)
― 중간 휴식 INTERMISSION ―
슈만: 5개의 카논 형식 연습곡 Op. 56 (요스트 미하엘스 편곡)
Schumann: Five Studies in the Form of Canons from Op. 56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arr. Jost Michaels)
슈만: 3개의 환상소품 Op. 73
Schumann: Three Fantasy Pieces Op. 73 for Clarinet and Piano
멘델스존: 협주적 소품 1번 F장조 Op. 113
Mendelssohn: Concert Piece No. 1 in F major Op. 113 for Clarinet, Basset Horn and Piano
카라얀과 함께 역사를 만든 그 이름! | 자비네 마이어
2015. 09. 24. [목] 통영국제음악당 콘서트홀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이 직접 베를린필 단원으로 임명했던 세계 최정상의 클라리네티스트 자비네 마이어, 클라우디오 아바도와 함께 '올스타' 오케스트라인 루체른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에서 자비네 마이어와 함께 활동한 클라리넷 연주자 라이너 벨러, 그리고 피아니스트 칼레 란달루. 이들이 들려주는 음악 소리로 깊어가는 통영의 가을밤.
명절 앞둔 목요일 공연이어서인지 좌석이 많이 남은 모양이다. 어제 직원 초대권을 준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는 통영 국제 음악재단 직원은 아닌데, 회원으로 가입되어 있고 공연을 더러 보러 가니까 문자를 보낸 모양이다. 오늘 딸이랑 딸 친구를 데리고 저녁에 공연을 보러 갔다. 공짜니까 못 갈 이유가 없다.
제일 좋은 S석 3장을 받았다. 초대권인데 좋은 자리를 받아서 기분 좋다.
오케스트라 공연에 비해선 티켓가격이 싼 편이지만 일이 있는 목요일 저녁에 시간을 내서 갈 정도로 클라리넷 연주에 관심이 많지는 않았다. 나는 아무래도 현악기가 들어간 연주에 더 솔깃한 편이다. 내 딸도 딸 친구도 마찬가지. 그래도 세계적인 음악가의 연주는 역시 뭐가 달라도 달랐다. 기분 좋게 클래식 음악 샤워를 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딸이랑 출출한 배를 채울 밤참을 먹고 음악 이야기를 나눴다.
다음에 또 기회가 생기면 오케스트라 공연이나 특정 협주곡 공연을 꼭 함께 보자는 약속을 했다. 낮엔 이틀째 흐리고 밖에 나갈 수가 없어서 조금 우울했었는데 기분이 한결 좋아졌다.
자비네 마이어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스타 클라리넷 연주자라고 하는데 연주실력은 물론이고 무대 매너도 정말 훌륭했다. 오늘 앙코르곡 두 곡을 더 들을 수 있었다. 함께 연주한 자비네 마이어의 남편 라이너 벨러도 클라리넷 연주자이고, 자비네 마이어의 동생인 볼프강 마이어도 클라리넷 연주자였다. 피아노를 맡은 칼레 란달루는 인상이 너무나 푸근하면서도 점잖고 친근해 보여서 아이들이 좋아했다.
클래식 음악하는 분들은 나이가 들수록 더 원숙한 연주를 하고 연륜에 따른 우아함도 갖춘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백발인 네 분의 독일 음대 교수님들의 멋진 연주에 대한 여운이 사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져서 그들의 약력이나 이야기를 팸플릿에서 꼼꼼하게 읽었다. '바셋호른(Basset horn)이라는 처음 보는 악기를 들고 나와 클라리넷과 협연하였다. 클라리넷 계통의 악기로 18세기에 쓰였다 한다. 클라리넷보다 좀 더 길고 굽은 모양인데 음색이 조금 어둡지만 높은음이 부드럽고 달콤하게 들리는 악기다.
공연을 보고 나오면서 버스 정류장까지 걷는 길에 살짝 볼에 스치는 삽상한 가을바람 마저도 향기롭게 느껴졌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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