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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5>

제주에서 온 귤 한 박스

by 자 작 나 무 2015. 10. 6.

오늘 귤 한 박스를 택배로 받았다. 일면식도 없는 분께 가끔 뭔가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무조건 준다고 받지는 않는다. 상품으로 팔려고 농사를 지은 것이 아니라 댁에서 드시려고 약 안치고 키운 귤이라 모양이 흉할 거라 하셨지만 저런 귤이 달고 건강에도 좋다.

 

제주에 살고 계시는 한 소설가 선생님께서 내 블로그에서 옛날 일기를 읽어보시고는 아이 어릴 때 고생하던 이야기 읽으니 자신의 옛일이 떠올라 남의 일 같지 않은 마음에 귤 한 상자 그냥 주고 싶노라고 말씀하셔서 거절만 하는 게 능사는 아닌 것 같아 감사히 먹겠다고 말씀드렸다. 

 

10kg이라 덜렁 들어서 옮기다 주저앉히면 귤이 상할까 봐 현관에 두고 한 개 까먹고 딸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중이다. 딸이 어제부터 계속 상큼한 귤 먹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는데 문을 열자마자 귤 상자가 있으면 얼마나 좋아할까.

 

작년에 제주가 고향이신 선생님 본가에서 저렇게 생긴 귤 가져다 교무실에 풀어놨을 때 몇 개 먹어보니 그 단맛이란 시중에서 판매되는 귤 맛과는 완전히 달랐다. 진짜 귤 맛이란 게 저런 것이구나 하고 느낄 정도로 상큼하고 달콤했다.

 

보내주신 분께 나는 어떻게 고마움을 표시해야 할지 고민이다. 귤 몇 개 까먹으며 좀 더 생각해봐야겠다. 귤 맛이 상큼하고 좋은데 어쩐지 눈물이 핑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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