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통영 국제 음악당에서 스위스에서 온 라팔 트리오 공연이 있었다.
PROGRAM
드뷔시: 피아노 트리오 G장조
C. Debussy: Trio for piano, violin and cello in G major
윤이상: 바이올린, 첼로, 피아노를 위한 3중주 (1972/75)
Isang Yun: Trio fur Violine, Violoncello und Klavier (1972/75)
― 중간 휴식 INTERMISSION ―
슈베르트: 피아노 트리오 2번 E♭장조 D. 929
F. Schubert: Piano Trio No. 2 in E flat major D. 929
갑자기 날이 추워진 데다 그 전 주 금요일에 공연을 보고 와서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이번 공연은 건너뛸 작정이었다. 그런데 마침 딸이 다니던 피아노 학원 선생님께서 티켓을 주시겠단 문자를 보내왔다. 딸은 다음날인 금요일 학교 학예회에서 피아노 연주를 해야 하니 연습이 부족하다고 공연을 보러 가지 않겠다 했다.
윤이상의 3중주 곡은 평소에 듣던 서양음악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심장을 쥐어뜯는 듯한 느낌에 눈을 찡그리고 집중해서 들을 수 밖에 없는 독특한 곡이었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묘한 긴장감이 연신 이어졌다. 첫곡 드뷔시의 피아노 트리오는 편안하게 들었는데 두 번째 윤이상의 곡이 연주될 때 대다수의 관객들이 잔뜩 긴장한 채로 생소한 곡을 온몸으로 듣고 있었다.
마침 보름이라 공연이 시작되기 전 공연장 앞에 보이는 바다와 달빛이 너무나 환상적이어서 사진 몇 장을 자리를 조금씩 옮겨가며 찍었다. 며칠은 비 오고 추워서 밖에 나가지 않았는데 마침 날은 추웠지만 숨이 막힐 듯 아름다운 풍경에 기대 없이 나온 걸음이 너무나 만족스러웠다.
마지막 곡으로 연주된 슈베르트의 피아노 트리오 2번, 2악장을 집에 와서 다시 들었다. 2악장의 주제가 반복돼서 나온 4악장도 기억에 남는다. 다음주 목요일에 있을 드레스덴 성 십자가 합창단 공연은 딸이랑 함께 가기로 했다. 그 공연이 마지막인 줄 알았는데 다음 달 17일에 양방언 공연까지 있어서 올 가을엔 여태 다녀본 중에 가장 많은 연주회를 보러 가는 해가 될 것이다. 이번 달엔 공연을 4번이나 봤다. 덕분에 심심하지 않게 잘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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