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에서 만들어서 판매한 가습기 살균제를 꽤 오래 사용했다. 처음 시장에 출시된 후 동네 매장에 가습기 살균제가 깔린 후부터 지속적으로 사용했다. 이유도 알 수 없는 증상들 때문에 병원이랑 약봉지를 달고 살았다. 아이가 어릴 때는 그 증상이 왜 생기는지도 모르고 감기도 안걸렸는데 계속 기침을 하고 가래침 때문에 숨을 쉬기도 힘들었다.
어디 호소할 데도 없이 내 몸이 그냥 안좋은가 보다 하고 그렇게 오랫동안 직장생활도 못하고 일도 제대로 못하고 아팠던 걸 생각하면 화가 나서 견딜 수가 없다. 아주 심할 때는 곧 죽을 줄 알고 아이 앞으로 사망보험금이 나오는 보험에 들기도 했었다.
긴 치료기간과 요양을 해야 하는 상태로 직장을 가질 수도 없었고, 사람을 만나서 이야기 조차 제대로 할 수 없을 만큼 내 상태는 심각했다. 지금 이 만큼 회복된 것이 어쩌면 기적이란 생각이 들 정도다. 그 가습기 살균제 때문에 내 딸도 없던 비염을 계속 앓고 있다. 그나마 죽지 않은 걸 다행이라 생각해야 할까?
담배도 피지 않고 공기 좋은 곳에서 힘든 일도 하지 않고 사는 내가 왜 그렇게 아픈지 알 수가 없었다. 이젠 이유를 알았어도 그 살인도 가능한 가습기 살균제를 시중에 유통하고 나몰라라 하는 옥시라는 기업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있다.
뉴스에서 독성이 있다는 발표를 하기 직전까지 가습기에 늘 타서 쓰던 그 가습기 살균제, 쓰던 것 아직 집에 보관하고 있다.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독성이 있는 걸 알면서도 판매하고 이득을 챙겨 배불리 먹고 산 그들의 비양심에도 옥시 가습기 살균제를 통째 들이부어주고 싶다.
십 년 넘게 내 목과 폐는 여전히 성하지 않다. 앞으로도 그 후유증에 한참은 고생할 것이 뻔하다. 양심없는 것들! 생각할수록 분하고 이가 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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