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통영 트라애슬론 광장에서 윤이상 탄생 100주년 기념 음악회가 열렸다. '천 개의 바람이 되어'로 유명한 오연준 군과 팬텀 싱어 우승팀인 '포르테 디 콰트로'가 초대가수로 온다 하여 딸과 함께 보러 갔다.
좌석 차지하고 보겠다고 일찍 가서 한참 기다렸다. 리허설도 그 무대에서 하는 줄 알았으면 더 일찍 갔을텐데 오후에 너무 피곤해서 잠든 딸을 깨워서 좀 늦게 나갔더니 좋은 자리는 이미 누군가 다 맡아놨다.
마지막에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에 맞춰 바닷가에서 열린 불꽃놀이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불꽃은 평범하였어도 음악이 곁들여진 밤바다에서의 불꽃놀이는 그 어떤 화려한 불꽃놀이보다 더 강렬하게 기억될 것이다. 조잡한 동네 축제 무대 같지 않고 대중적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준비가 잘 된 무대를 보게 되어 기분이 참 좋았다.
사진은 볼품없지만 그날 웅장한 오케스트라의 연주곡과 함께 쏘아올린 불꽃에 반해 몇 번 셔터를 눌렀다. 그때 그 분위기를 한동안 기억하고 싶다. 내 딸이 신명 나서 오래 걸어도 발 아프단 말을 하지 않게 해 줬던 그 순간의 빛과 소리가 준 감동.
집에 돌아오는 길엔 교통편이 좋지 못해 집까지 걸어왔다. 집에 바로 들어가면 너무 배고픈데 먹을 것이 마땅찮을 것 같아 우리 동네에 운하가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늦은 저녁을 먹었다. 밤늦게 밥을 먹을 수 있는 곳이 드문 곳이라 배고프다고 인상 쓰는 딸을 어찌 달래나 생각하다 그곳에 가자니 많이 걸어야 하는데도 좋아했다. 집에 돌아와서 '차이코프스키 1812년 서곡'을 넣어서 불꽃이 터지는 장면이 나오는 영화, '브이 포 벤데타'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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