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흐르는 섬 <2010~2019>/<2017>

10월 28일

by 자 작 나 무 2017. 11. 2.

 

옆집 이사 나간 이후 며칠 동안 계속 콘크리트 파는 소리와 각종 공사 소음으로 집에 있을 수 없는 주말이었다. 계획한 대로 딸을 데리고 오전에 정형외과에 갔으나, 하필 그 병원은 토요일 휴진이었다. 다른 병원에 가면 엑스레이를 또 찍어야 하니 번거롭다고 다음에 가자하여 그 길로 진주로 향했다.

 

 

주말에도 매번 수행평가 준비나 그 외에 다른 일정으로 바쁜 딸이랑 시간 맞춰서 밖에 나갈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아서 항상 기회가 생기면 잘 활용해야 한다. 나는 딸이랑 함께 놀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오후엔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열리는 조수미 공연을 보기로 했다.

 

가끔 가는 진주 신도시 쇼핑몰에 있는 한식부페에서 아침 겸 점심을 먹고 곧장 집으로 돌아왔다. 

 

 

 

 

집 근처 학교에서 친구가 가지고 있던 전동 씽씽이를 신나게 몇 바퀴 타고 놀았다. 나는 어쩐지 익숙하지 않은 기구에서 중심 잡기도 힘들던데 딸은 어릴 때 씽씽이를 타고 놀아서 그런지 아무렇지도 않게 잘 탔다. 딸이 발바닥에 생긴 부주상골로 인한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니 앞으로 같이 걷고 싶은 길은 저런 씽씽이 하나 사서 딸은 걷지 않고 나는 걸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오후에 통영 국제음악당에서 소프라노 조수미씨와 클래식 기타리스트 쉐페이 양의 공연을 봤다. 티켓 오픈 일을 늦게 알아서 2층 좌석을 겨우 구해서 갔다. 다시 언제 볼 수 있을지 모르는 그런 공연은 더 가까이에서 보면 좋은데 살짝 아쉬웠다.

 

공연이 끝나고 앵콜 후 무대 인사를 할 때 사진을 찍었다. 공연 중엔 당연히 촬영 금지~

 

 

 

 

 

 

 

 

 

 

 

 

 

 

 

인간의 목소리가 이렇게까지 아름다울 수 있나 하는 생각이 드는 멋진 공연이었다. 앙코르곡으로 불러준 가곡만 겨우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역시 가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곡에 대한 감동이 다른 곡을 들었을 때보다 감동이 컸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사람, 예술가로서 성공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남 보기엔 멋있고 간단해 보일지 모르겠지만, 당사자들이 겪고 거치는 과정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은 상상하기 힘든 일들도 많았을 것이다. 

 

그런 삶을 부단히 이끌어온 한 사람에 대한 존경심과 아름다운 음악을 선사해준 그들에 대한 찬사의 표시로 아낌없이 박수를 쳤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런 공연을 볼 수 있는 음악당이 있다는 것이 새삼 감사한 시간이었다.

 

'흐르는 섬 <2010~2019> > <2017>'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정현이가 보내준 선물  (0) 2017.12.06
10월 22일 산책길에.....  (0) 2017.11.02
문득 꿈을 꾸고.....  (0) 2017.10.09
윤이상을 기리며  (0) 2017.09.14
마린스키&게르키예프  (0) 2017.0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