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이 된 후로 하루 세끼 메뉴 바꿔가며 해먹이려니 음식 장만하는데 신경이 쓰인다. 평소엔 아침만 먹고 나가면 학교에서 점심, 저녁이 급식으로 해결되니 참으로 편했다.
며칠 전엔 닭과 전복을 다양한 채소와 함께 삶아내어 국물과 전복살로 찹쌀죽을 끓이고, 살코기는 따로 먹었다. 닭죽이나 전복죽을 따로 끓인 맛보다 두 재료를 함께 삶아낸 국물에 끓인 죽이 훨씬 맛있다. 내가 해준 전복 닭죽을 먹어본 후에 딸이 재료를 따로 해서 끓인 죽은 먹지 않는다.
닭볶음탕용 닭을 할인 판매하길래 이마트몰에서 한 팩 샀는데 두 팩이 한 묶음으로 왔다. 처음엔 안동찜닭처럼 간장 양념에 연근 듬뿍 넣어서 짭조름하게 해 먹고, 어제는 고추장과 고춧가루 섞어서 춘천 닭갈비 양념으로 빨갛게 해서 먹었다. 오늘은 빨간 닭볶음에 피자 치즈까지 올려서 녹인 다음 남은 닭요리를 딸이 아주 맛있게 먹었다. 어제 바로 요리했을 때 사진을 남겨놓지 않아서 주말에 해먹은 닭찜 사진만 남았다.
다음엔 간장 양념 닭찜은 더 짜게, 더 맵게 해달란다. 내 입엔 괜찮은데 딸은 더 자극적인 맛을 좋아하나 보다. 전날부터 찬물에 불려놓은 당면과 아삭아삭한 연근을 건져 먹는 맛이 쏠쏠하다.
살찌는 건 싫은데 먹는 건 너무 좋다는 딸은 맛있는 것 해주면 좋다고 잘 먹은 뒤 살찌게 했다고 투덜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