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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8>

물이 안 나와서.....

by 자 작 나 무 2018. 2. 7.

어릴 때 살던 집 마당에 있던 수도가 가끔 얼어서 뜨거운 물을 끓여서 붓던 기억이 난다. 어제부터 수도관이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설거지를 못하니 음식을 해 먹기 곤란한 것은 둘째요, 화장실을 쓸 수 없다는 사실이 가장 곤혹스럽다. 

 

그 덕분에 오늘 학교 졸업식이 있어 일찍 온 딸이랑 점심을 먹으며 우리나라 화장실 물공급 시스템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 부족 국가에서 물을 적게 쓰기 위해 개선되어야 할 것 중에 누구나 사용하는 수세식 화장실에 물을 적게 쓰기 위한 뭔가가 꼭 필요하겠다. 

 

물이 끊어지기 전에 들통에 한 통 받아놓은 물로 딸이 아침에 머리 정수리만 감고 학교에 다녀왔고, 나는 생수로 눈만 닦았다. 머리 감은 물을 부어서 어찌 변기 물을 한 번 내리긴 했는데 오늘 종일 집에 있기는 곤란하겠다. 물이 얼어서 안 나온다는 뉴스를 보았어도 여태 여긴 얼어서 물이 나오지 않은 적이 없으니 이런 경우는 생각도 못했다.

 

일단 집에서 멀지 않은 숙소에 예약을 하고 짐을 쌌다. 가서 하룻밤 자고 와도 될 친구가 좀 멀리 이사를 가서 내일 아침에 딸이 학교 가는 게 걸려서 그 집에서 재워달라고 하긴 곤란하겠고, 찜질방 같은 곳에 가서 자면 딸이 공부를 할 수가 없으니 오늘 하루만 외박하는 것으로 문제가 해결되길 바라며 우리에게 익숙한 곳으로 숙소를 골랐다.

 

겨우내 눈 한번 내리지 않는 상대적으로 따뜻한 남쪽도 이런데 좀더 추운 곳에 사는 사람들은 얼마나 고생스러울까. 이 불편함을 잠시 해결하는데 드는 비용은 비상상황이니 어쩔 수 없다 생각하고 오늘은 여행 가는 기분으로 집을 나서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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