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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10~2019>/<2018>

그날이 오기를 기다리며.....

by 자 작 나 무 2018. 4. 22.


'2018 남북평화협력기원 평양공연' 영상을 유튜브를 통해 여러 번 반복해서 본다. 어쩌다 한번 10년 주기로 한 번 있을까 말까한 남북관계 뉴스가 연일 쏟아져 나온다. 


독일이 통일되고 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1993년인가 1994년에 내가 다니고 있던 대학에 독일 총리가 방문하여 독일 통일과 관련된 간담회를 하고 질문을 받는 자리가 마련된 적이 있다. 나는 당시 대학원 석사과정 재학 중이었고 전공과목에 북한연구가 포함되어 있어 북한 관련 소식과 독일 통일에 대한 뉴스에 관심이 많을 수 밖에 없었다. 통일이 된 이후에 교육시스템에 어느쪽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교육을 하는지 통일 독일에 대한 체제 합의에 따른 교육이 자리 잡았는지 등등 내 관심사에 대한 질문을 했다.


남북한이 통일되고 나면 북한체제나 정치, 사회에 대한 교육을 받은 전문지식을 가진 사람들이 교육계에 비중있게 진출할 여지에 대해 고민할 시점이었다. 멀리 내다보고 공부를 더 할까 고민하다 우리 사회가 독일처럼 자연스럽게 통일로 이어질 만큼의 협력과 자발적인 교류가 활발하지 않던 그 당시 현실과 전망이 그리 밝지만은 않은 것 같아 공부는 거기서 접었다.


그리고 20여 년이 지난 오늘날 당장 통일이 될 것 같진 않지만, 잠자던 맨틀이 지구 내부에서 움직이듯 드디어 거대한 흐름을 바꿀 기조가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너무 가슴이 벅차서 그 공연을 보면서 내 일상에서 얻은 시름이 단숨에 날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굳었던 땅이 젖으려면 해갈이 될 만큼의 폭우가 쏟아지지 않더라도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조금씩 교류의 물꼬를 트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게 바람직하다.


어쩌면 내 생전에 통일된 나라의 국민으로 살다갈 수도 있겠구나 하는 가느다란 희망이 보인다. 꼭 남북이 금방 통일되지 않아도 좋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잘 성사되어 한반도에 전쟁의 위협이 사라지고 북한의 주민들도 조금씩 더 잘 살게 되어 함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


내가 잘 알지 못하는 무고한, 정치의 희생양으로 고생하는 남과 북의 많은 사람들을 위해 기도한다. 다음 주에 있을 남북회담이 잘 성사되고 북미정상회담의 성과로 휴전선이 단순한 국경선으로 바뀔 수 있게 종전이 선언되고 한반도에 평화가 안착되길 간절히 바란다. 북미회담이 끝날 때까지 하루 하루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그날을 기다리게 될 것 같다. 부디 이렇게 하여 희망이 있는 미래, 긍정적인 변화를 위한 한 획이 그어지는 역사적인 한 해로 나중에 교과서에 기록되는 2018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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