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 故김복득 할머니 시민사회장 추도식에 딸과 함께 다녀왔다.
향 한 자루 피우고, 국화 한 송이 올리고 가시는 길 편히 가시라고 인사드렸다.
추도식에 참석한 통영의 소녀들과 함께 할머니의 삶을 기리는 조사에 눈물을 닦았다.
101세로 어제 세상을 떠나신 김복득 할머니의 소원은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 언제쯤 그 소원이 이뤄질 수 있을까.....
무거운 마음으로 집으로 들어가려니 걸음도 무거워서 집 근처 카페에 앉아서 잠시 시간을 보냈다. 이전 정부가 벌인 일본과의 졸속 합의에 대해 이야기하며 딸이 목소리를 높였다. 그딴 식으로 하지 않고 나라에서 좀 더 신경 쓰고 보살핌을 받을 수 있었더라면 더 오래 사실 수도 있었을 텐데.....
추도식장에서 계속 옆에서 눈물을 훔치던 딸의 마음을 어떻든 달래주고 위로해줄 것이 필요했다. 손님이 우리 뿐이었던 조용한 카페에서 달달한 파르페를 나눠먹으며 딸과 함께 오늘 하루를 마무리했다. 여러 가지 남겨진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하는 동안 우리 앞에 놓인 파르페는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비극적인 역사는 우리에게 무거운 숙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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