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을 열면 보이는 풍경이 너무 아름답다. 여기 오기로 한 것은 단순히 이 푸른 잔디와 그 앞에 흐르는 강과 산이 보이는 것이 좋아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제는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나 되어서 비가 잠시 갰다. 그래도 가방에 우산 하나 넣고 첫 동네 산책을 나갔다.
풋밤이 조롱조롱 달린 나무 아래 비바람에 떨어진 밤송이가 누웠다.
색 고운 저곳은 당분간 우리 집
산수국이 은은하게 핀 길을 걷는다. 물따라 걷는 길이 좋다.
연이어 내린 폭우로 물이 많이 불어난 경호강
혼자 심심하게 걷다가 우산 하나씩 들고 산책 중이신 우비 소녀 세 분을 발견하고는 그 자리에서 방향을 바꿔서 걷기 시작
사진 몇 장 찍고, 세 분을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강변 산책길을 신나게 걷는다.
비온 뒤 산 위에 걸린 구름조차 교향곡 같은 아름다운 마을에 금세 빠진다.
내일도 해지기 전에 비만 내리지 않는다면 저 길을 따라 더 먼 곳까지 걸어야겠다. 새로운 길이 이렇게 아름답고 상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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