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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0>

뿔이 점점 자란다.

by 자 작 나 무 2020. 8. 26.

며칠째 이불 속, 의자, 방바닥을 전전하다 보니 눈빛이 더 멍청해 보인다. 내일은 좀 덜 먹어야지 생각하고선 다음 날 어김없이 배는 고프고 뭐든지 전날보다 덜 먹는 날은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간다.

 

태풍 때문에, 코로나 19 때문에 못 나가는 게 당연한데 못 가게 되니까 더 가고 싶다. 집에 있으면서 해야 할 일도 많은데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으면서 놀러 못 가는 게 뭐 그리 속상하다고 시름시름 몸도 아프기 시작했다.

 

내 머릿속에서 혼자 지껄이는 이것을 잠잠하게 만들려면 밖에 나가서 경치 좋은 곳에서 반나절 진이 빠지도록 걸어야 하는데 나간다는 것 자체를 금하려고 마음먹으니 이번엔 자연스럽지 못하고 말뚝에 줄 매어서 묶인 기분이다.

 

그런 생각 때문에 몸도 이렇게 피곤하고 목도 간지럽고...... 뭘 해도 집중이 안 된다. 태풍이 온다는데 이왕에 내 불만과 짜증도 좀 쓸고 가줬으면 좋겠다. 잠시 괜찮아졌다가 심통이 나면 미열이 난다. 일종의 심리적 금단 증상이다. 오늘 여행 관련 앱을 몇 번을 켰다 껐는지......

 

 

 

놀러 나가면 피곤해도 몸이 아프진 않은데 집에서 놀면 시름시름 아프다.

 

누군가 지병으로 역마살이라는 병을 앓는다는 이야기를 읽었는데 나도 그런 병인가?

 

소화도 잘 안 되고, 잠도 잘 안 오고, 밖에 못 나가니 심통 나서 머리에 뿔이 자라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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