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 - 진주 - 산청, 한동안 매주 오가야 할 길. 마스크를 벗을 수 없으니 버스에서 내리면 정신이 아득해진다.
주말에 밀린 집 청소 하느라 진을 뺐더니 기숙사에서는 걸레질도 하기 싫었다. 우리가 집을 비운 사이에 깨진 보일러 파이프 교체한다길래 어질러진 집을 급히 치우느라 헤매다 보니 우리 집에 정말 잡다한 짐이 많긴 하다.
긴 소매 옷 챙겨오느라 또 짐을 많이 들고 왔다. 딸도 나도 둘 다 옷 욕심이 많다. 새로 산 옷이 아니면 철 지난 옷 중엔 다시 입고 싶은 옷이 이상하게 별로 없다. 옷 가방 때문에 터미널에서 처음으로 기숙사까지 택시를 탔다. 걸어서 15분~20분 이내로 도착할 수 있는 거리인데 길이 울퉁불퉁하게 굴곡진 부분이 많아서 여행용 가방까지 주렁주렁 들고는 밤길 걷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아, 산청은 택시 기본요금은 4,700원.
지난 일주일 동안 데이터 3기가 분량을 썼다. 와이파이 안 되고, 기숙사 방은 인터넷 선을 들일 수 없는 관계로 일주일 적응하는 동안 계속 인터넷 사이트를 휴대전화로 열어두고 있었다.
심지어는 밤에 잠이 잘 오지 않아서 인터넷 라디오로 음악을 틀어놓고 잠들기도 하고, 팟캐스트 틀어놓고 잤더니 한 달 사용 데이터를 다 날리고 리필 데이터까지 금세 다 쓸 것 같다. 컴퓨터를 쓸 수 있는 휴게 공간에 나와 있으면 학생들이 지나가면서 흘끔흘끔 보는데 꼭 피씨방 앉아있는 기분이 들어서 오래 앉아 있을 수가 없다. 내 노트북은 어떻게 된 것이 인터넷 연결이 안 되면 무용지물이 되는지?
이번 주는 같은 층을 쓰는 학생들이 등교생 밀집도 유지를 3분의 2로 맞춘다고 등교하지 않는다.
이 층 복도에 불도 켜주지 않아서 깜깜하기도 했고, 위층 학생들이 아래층 세탁실에 일없이 내려와서 시끄럽게 하는 바람에 잠을 설쳤다.
그 많은 짐 사이에 넣어서 기어이 들고 온 라이언 등. 밤에 불 끄고 누워 있으면 어쩐지 삭막하고 심심해서 잠이 잘 안 온다.
딸이 너무 갖고 싶어 해서 억지로 아이스크림 잔뜩 사 먹고 산 것인데..... 그래도 이번엔 아주 유용하게 쓰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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