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4일
지난주에 봐둔 수선사 가는 방향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강변 공원에 있는 게이트볼장에서 몇 분이 게이트볼을 치고 계신다.
주변 풀을 베기 전에는 잘 보이지 않던 것이 눈에 들어온다. 며칠 사이 주변에 풀을 말끔하게 베어놔서 벌레나 뱀이라도 있을까 봐 신경 쓰이던 길도 편하게 걸을 수 있는 구간이 넓어졌다. 항상 어둑해진 다음에 걸어서 이 벤치에 앉아 볼 기회가 없었다. 오늘도 여전히 지나쳐간다.
고속도로 위로 난 육교를 지나서 왼쪽으로 꺾어진 길로 들어서니 펜션이 줄지어 있다.
컨테이너 박스 더미로 만든 어떤 카페에 무료 표지판을 보고 와보니 월요일라 정기 휴무라고 무료로 차 한 잔 마셔도 된다고 써놨다.
정기 휴무 카페에서 조금 올라가니 수선사가 있고, 수선사에 들어서면서 뒤돌아보니 하늘빛이 참 곱다. 비슷한 풍경 사진 위쪽은 디지털 카메라, 아래는 휴대폰 카메라. 이제 똑딱이 디카는 버려야 할까?
어두워지기 시작하니 사진이 잘 안 찍힌다.
연꽃 필 때 여기 오면 참 좋겠다. 8월에 이곳에 와 볼 생각을 했더라면 연꽃을 볼 수 있었으려나......
수선사에서 운영하는 카페 같은데 혼자 늦게 와서 절 마당에 들어가 볼 엄두도 나지 않고, 카페엔 더더욱 돌아갈 길이 걱정돼서 들어갈 수가 없다.
혼자 걸어 내려갈 길도 걱정해야 하니 절에 들어가 보는 것은 다음 기회에~
산에 불이 났던 것인지 나무 몇 그루 심어진 산이 온통 벌겋다.
오늘 인연의 첫 발을 디뎠으니 또 오게 되겠지.
누가 뭐라 해도 때가 되면 과일이 열리고 때가 되면 익는다. 그 흐름조차 달라질 때가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모과 열릴 때가 되었나 보다.
수선사 방향으로 오갈 때 건너가는 고속도로 위로 난 내리육교는 1996년에 만들어졌다. 고속도로 위로 지나가는 육교를 지날 일이 흔하지 않다.
고속도로 따라 끝없이 어디론가 달리고 싶다.
길은 열려 있으나
마음이 무거워 갈 수 없는 길
그래서 더 달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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