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워도 그리워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있다. 시간이 지나도 눈물 나고, 담담해지지 않는 이는 항상 가슴 속 어딘가에 남아있고, 어떤 이는 이제 그립지 않게 되었다.
그립다는 것은 추억이란 이름으로 흔적이 남아있기에 그립기도 한 것일 텐데 추억이라 할만한 것이 너무 적어서 오래 기억하고 싶어도 세월 따라 기억조차 희미해진다.
잊을 수 없지만 잊어야 하고, 떠올리면 괴로움이 줄줄이 이어지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은 그대로 잠금장치도 없이 방 하나 만들어 깊숙이 넣어두었다. 어린 시절부터 길게 이어진 기억을 강제 감금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기억 속에 있는 존재도 아닌데 문득문득 떠오르는 사람도 있다. 무심코 4층까지 하루에 몇 번씩 계단을 오르내리며 마스크 속에서 간신히 내뱉고 들이마시는 숨결에만 집중하고 걷다가 어느 순간 걸음이 멈춰지고 부지불식간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오롯이 내 생각 속에서만 내 상상 속에서만 오랜 시간 천천히 여문 것이 현실처럼 느껴져서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오르내린다. 멈칫 섰다가 천천히 다시 계단을 밟아 오른다.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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