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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0>

꽃 고무신 만들기

by 자 작 나 무 2020. 9. 28.

처음 뭔가 해보는 즐거움. 그림은 내 멋대로 그려서 웃기지만 기분 좋은 경험이었다.

 

막간을 이용해서 오늘 검정 고무신에 꽃 그려넣고 꽃 고무신을 만들었다.

 

생전 처음 해보는 어설픈 솜씨로 구절초 비슷한 거 그리고

대충 채워서 완성. 바니쉬 칠해서 말리면 된다. 검정 고무신 신고 어디 가지......

 

 

딸이 수술복 같다고 흉보던 블라우스를 입고 출근했다. 어제 새벽까지 같은 층 휴게실에서 밀린 온라인 과제 하는 학생들 떠드는 소리가 새벽 2시 넘어까지 들렸고, 집에 있다 돌아온 첫날은 늘 그렇지만 어제는 더더욱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기숙사 부 사감 선생님이 민화 그리기반 방과후 수업도 하시는데 마침 우리 시간과 맞아서 고무신에 그림 그리기를 함께 했다. 어제 새벽에 있었던 일에 대해 여쭤보니 그런 이유에서 학생들이 열린 공간에서 함께 밀린 과제를 했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그 시각까지 내 방 근처에서 그렇게 떠들어도 얼굴 한 번 내밀지 않고 말없이 잘 참았다. 잠은 새벽 서너 시는 되어서야 겨우 들었다. 문을 박차고 나가서 복도에서 왜 이 시간까지 떠드냐고 물어봤을 상황이었는데 부 사감님이 그 복도 끝에 계시는데 그렇게 줄기차게 떠들게 두는 건 그만한 이유가 있으리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다.

 

지난주에 내가 하던 말과 행동은 정말 호르몬 탓이었는지 상황에 따라 내 말과 행동은 정말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차이가 난다. 한 달에 한 번씩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나를 만나는 기분이다. 다음 달, 아니 이제 불과 몇 주 남지 않았는데 나는 또 어떤 사람으로 살게 될까..... 엉뚱한 소리 할 때는 거의 그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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