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로 향하는 다리를 건너는 길목에 '심적사' 2km라는 표지판을 보고 그 정도만 걸으면 되는 줄 알고 오늘은 심적사에 가보기로 했다.
앗~! 그런데 다리 건너고 보니 다른 곳에는 '심적사' 3km라는 표지판이 있다. 정말 신기하다. 목적지와 가까워질수록 거리가 더 멀어지다니...... 전에 수선사 가는 길 이정표도 꼭 저랬다. 그 표지판 낚시에 걸린 거다. 조금만 걸으면 되는 줄 알고 그냥 걸었다.
산청 메뚜기쌀이 이곳에서 익어가고, 해는 점점 짧아져서 얼마 남지 않은 햇빛이 산 허리에 걸렸다.
어제 어두울 때 연기 나는 집 찾아서 골목 끝까지 돌았던 마을
다음 주에 여기 감 따러 가볼까? 조금 덜 익었는데 단감 같지는 않다.
때죽나무 열매가 이쯤에 열렸던가? 봄인지 여름인지 하얀 때죽나무 꽃을 본지가 언제였더라......
점점 산과 산 사이 막다른 길로 들어서는 것 같다.
심적사에 갔다오면 너무 어두워져서 돌아갈 길이 곤란해질 것 같아서 여기서 돌아섰다.
내를 건너 웅석봉 가는 길목에서 바라본 지곡사. 여기는 좀 밝을 때 다시 와야겠다.
오늘은 돌아와서 사진 정리하는데 지친다. 내일 집에 가야 하니까 오늘 일은 오늘 기록하고 푹 자야겠다. 가을 한철 산청이란 곳에 살면서 퇴근하고 혼자 있는 시간에 내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 중 최선이라 생각한다. 해 지기 전에 서둘러 걷고, 돌아와서 간단하게 저녁 먹고, 밤 깊어지기 전에 근력 운동하고 잠드는 것.
지금은 이렇게 사는 것이 나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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