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모임이 있어서 점심을 밖에서 먹었다. 점심 먹으러 나가는 길에 본 하늘
오후에 일찍 일과가 끝났다.
화요일에는 오 선생님 퇴근하시는 차를 타고 진주에 다녀왔고, 어제는 남 선생님께서 진주 가실 일이 있다고 하셔서 또 따라나섰다. 어차피 퇴근하고 걸으러 나갈 수 없는 상황에 일찍 기숙사에 들어가 봐야 좋은 것 없다.
전날에 저녁도 함께 먹지 못하고 돌아온 것이 섭섭해서 딸이 좋아하는 초밥 사준다고 학교 앞에 나오라고 연락했더니 여전히 바빠서 시간을 내지 못하겠단다. 혼자 진주성이나 남강변이라도 걸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조금 걷다 보니 밥만 먹고 들어가겠다고 연락이 온다.
초밥 먹자고 불렀는데 내가 점심 회식에 초밥을 먹었다고 했더니 딸이 메뉴를 바꿔준다. 초밥 먹고 싶어서 간신히 마음을 바꾼 딸에게 감지덕지해야 하는 순간이다.
시험 기간에 과제 제출할 것이 많기는 한 모양이다. 체육복 입고 학교에 나갔던 것을 보니......
딸은 체육복 차림, 슬리퍼 신고 어디 가는 일이 결코 없는데 옷 챙겨 입을 여유도 없다는 것은 정말 바쁘다는 거다. 인정!
딸내미 방에 들렀다 가려고 낙엽 쌓인 길을 잠시 함께 걷는 게 좋아서 팔짝거렸더니
사진 찍고 있는 내 뒷모습을 찍어 보여주면서
"엄마는 뒷모습만 보면 아무도 살찐 거 모를 거야......"
결국 내 뱃살을 저격하는 말이다.
정말 짧은 시간이지만 그래도 얼굴 보고 오니 기분이 한결 좋다. 며칠 전부터 살살 우울해지고 걷기도 싫고 기분이 축축 늘어져서 뭐든 해야 했다.
진주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한 시간 반 가량 강 따라 걸어서 갔다.
대학 1학년 때 처음 가 본 나이트클럽이 있는 동방호텔 앞에서 뿌연 소독약을 뿌리던 방역차가 멈췄다.
남강 다리를 건너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7시 37분 차를 탔다. 전날보다 한 시간 일찍 산청에 도착했다. 날이 곧 추워질 테니 되도록 밤엔 나다니지 말아야겠다.
평소보다 훨씬 많은 음식을 먹었다. 오래 걸은 것이 의미 없어질 정도로 밤늦게 눈에 보이는 대로 밤참까지 먹었다. 이번 주를 무사히 넘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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