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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0>

11월 13일

by 자 작 나 무 2020. 11. 13.

어제는 산청 읍내 어딘가에 빵 맛이 괜찮다는 빵집인지 카페인지 대화 중에 흘려들은 가게를 찾아 나섰다. 딱히 빵을 사겠다는 것도 아니고 분위기 괜찮으면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책이나 읽을까 했는데 읍내 카페는 그런 분위기가 아니다.

 

마침 딸이 전화해서 이번 주말엔 친구 따라 학회 모임 간다고 집에 못 가니까 나도 집에 가지 말고 놀러 가란다. 이 번주에 왜 택배가 안 오나 궁금했는데 지난 주말에 주문한 것은 전부 딸 물건이었던 모양이다. 도착한 옷이 다 마음에 든다는데 나는 뭘 입고 놀러 갈 거냐고 묻는다.

 

주말에 그냥 집에 있지 말고 수다라도 떨게 오란데 연극 보러 가는 것도 싫고, 모르는 사람 만나는 것도 싫어서 가봐야 잠만 자다 올 것 같으니 집에서 자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계속 말을 뱅뱅 돌리다가 결국 가기로 했다.

 

마침 오늘 오전에 업무가 끝나는데 굳이 오후에 있을 이유도 없어서 연가를 쓰기로 했다.

 

이렇게 의욕 없이 어디를 간다는 게 좀 이상하지만, 집에 혼자 가서 청승 떨고 있는 것보다는 낫겠지. 이 동네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매진이고, 맨 뒷좌석만 남아서 진주에 갔다가 가려니 두 시간이나 더 걸린다. 뭔가 다른 해결책을 찾고 싶다. 이동하는 게 이렇게 불편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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