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트에 들러서 김밥 한 줄 사고
평소에 사지 않던 과자도 두 봉지나 샀는데
기숙사에 도착하니 분위기가 이상하다.
아...... 깜박하고 잊고 있었다.
일요일 저녁 9시 기숙사 치킨데이다!
2명씩 짝지어서 교촌 치킨 혹은 뿌링클 한 마리씩.....
내 방으로 들어가는 복도에서
예쁘장한 여학생 한 명이 나를 불러 세운다.
“선생님..... 저.... 이건 좀 하기 힘든 이야기인데요.....”
“왜? 무슨 일 있어?”
“저..... 선생님 많이 좋아해요....”
몸을 비비 꼬며 어렵게 하는
그 여학생의 생각지도 못한 고백에 나도 모르게
손에 어깨에 주렁주렁 메고 있던 가방과 함께
그 예쁜 아이를 꼭 끌어안았다.
“근데.... 너 몇 반이야?”
평소 수업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있으니
안타깝게도 얼굴을 잘 모른다.
“@반이에요.”
“어우.... 하기 힘든 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갑자기 기분이 너무 좋아져서
배도 고프지 않다.
좀 얼떨떨하지만, 기분 좋다.
남자에게 사랑 고백받은 것도 아닌데....
학생이 나를 개인적으로 좋아한다는 말이
내가 인간적으로 나쁘진 않다는
평가로 느껴져서 나도 어쩐지 설레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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