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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0>

11월 16일

by 자 작 나 무 2020. 11. 16.

오늘은 이 동네 장날. 아침에 깎아주신 사과 한 입 먹어보니 맛이 독특하다. 어디 사과냐고 물었더니 '곰실' 사과라고 알려주신다. 경남 함양군 곰실이란 동네에서 서리 세 번 맞은 사과인데 숙성된 샴페인 맛이 난다. 점심때 산청 장에 산청 왕언니 남 선생님 졸졸 따라서 곰실 사과 사러 갔다.

 

함양 곰실에서 사과 농사를 지으신다는데 맛보기 사과 한쪽 주지 않는 박한 분이시다. 값을 흥정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지난번에 남 선생님께서 사 오신 사과와 때깔부터 다르다고 흠을 잡고, 맛도 다를 것이라 했더니 주인이 그때 사과보다 못하다고 어쩔 수 없이 인정하신다.

 

한 박스 사서 나눴다. 냉장고 없는 기숙사에서 저 사과가 얼마나 버틸지 알 수 없지만 한동안 매일 사과는 많이 먹게 되겠다. 숙성시키면 더 맛이 좋다는데 갓 따와서 선별 작업도 안 되어서 굵기와 상품 상태도 제각각이다.

 

장 보고 나서, 언니들께서 추천하신 볼거리 많다는 동네 카페에 들어갔다. 주인아저씨를 제외하고는 다 파는 물건이라는데 내 취향은 아니다.

 

 

외국 살면서 사 모은 물건을 들고 들어와서 다 파신단다. 주인은 백발을 멋지게 길러서 꽁지머리를 묶으셨고 허리가 전혀 굽지 않은 꼿꼿하고 늘씬한 할아버지다. 스타일이 너무 멋져서 유부남인데도 같이 밥 먹자는 할머니가 줄을 섰다고 하신다.

낮에 산 사과 한 알 깎아먹고 사진 정리하니 벌써 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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