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 보이는 첫인상, 말 걸기 힘든 분위기는 나에겐 어쩌면 일종의 보호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사적인 관계에서 강건하고 똑 부러지는 사람이 아닌데도 첫눈에 대다수의 사람에게 그렇게 보이는 것은 다른 영역의 이미지가 강한 까닭일 것이다.
속마음도 속살도 다 부드럽고 연한 사람인데 처음부터 누구에게나 속을 드러내어 보여줄 수는 없는 일이다.
겉모습도 그렇게 물렁물렁하고 부드럽게 보였다면 그나마 이 정도의 상처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인생을 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웃지 않으면 찬바람 쌩쌩 돌고 까칠할 것 같은 내 보호색 덕분에, 너무 완벽하고 깐깐할 것으로 보이는 이 보호색 덕분에 이렇게라도 사는 게 아닐까.
나는 그럼 갑각류인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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