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에 집에 돌아온 이후 문밖에 한 발짝도 나가지 않고 혼자 집안에서만 지냈다. 어제까지 재택근무가 끝났다. 올해는 코로나 19로 거리 두기 지침 때문에 수능 감독관도 많이 필요해서 중학교 교사까지 수능 감독관으로 들였다는데 나는 계약 기간이 일주일 모자라서 수능 감독관으로 차출되지 않았다.
코로나 19로 학기 초부터 온라인 수업을 했고 학사 일정에 문제가 있어서 9월에 개학을 일주일 늦게 하는 바람에 내 계약 기간도 일주일 늦춰졌다. 그 일주일 때문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도 없다고 툴툴거렸다. 수능 감독관으로 서기엔 그 긴장감과 고통스러운 시간이 부담스러울 정도인 내게는 오히려 모자란 일주일이 신의 한 수였다는 표현까지 나왔다. 많은 일이 그렇듯이 늘 일장일단이 있다.
내년에 실업급여를 받을 수 없으니 실업자가 되지 않아야 하는 것이 내 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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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을 원하면 언제든 먹을 수 있는 환경에 있으니까, 기숙사에서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반작용처럼 필요 이상의 음식을 먹는다. 턱 아래에 이렇게 엄청난 살이...... 그간 운동 좀 해서 겨우 유지하던 몸이 엉망이 됐다. 불과 일주일 만에 다시 바지를 입을 수 없게 되다니......
공인인증서 갱신하는데 문제가 되는 것 해결하러 오늘은 외출해야 한다. 일주일 동안 머리는 두 번째 감았고, 화장을 안 하다가 했더니 어색하다. 이런 모습에 익숙해지면 화장 지우면 이상하게 보인다. 시각적 정보 변화에 적응하는 내 머리도 간사한 건가? 살쪄서 이상하게 보이는 것인지 촌스럽고 이상한 아줌마가 거울 너머에 보인다.
딸에겐 내 카드가 있다. 그 외에 필요한 것은 내가 인터넷 쇼핑으로 사서 제 원룸으로 보내주니까 나를 찾지 않는다. 요즘은 더욱이 소식이 묘연하다. 연애라도 하는 걸까? 딸이 남자 친구 사귀기 전에 내가 먼저 해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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