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요일 저녁엔 한동안 비어있던 기숙사에 온기가 돌지 않아서 밤늦게 추위에 전전긍긍하다가 잠들었다. 수요일 아침 출근길에 싸락눈 쌓인 것을 봤는데 별 감흥이 없었다. 사진 몇 장 찍긴 했는데 그 이상의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지나쳤다.
수요일 밤엔 초저녁부터 약 먹고 누워 있었지만 자다 깨기를 반복하다가 고통스러운 새벽을 맞았고, 목요일 밤엔 너무 피곤해서 그대로 감기는 눈꺼풀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서 누웠지만, 기침 때문에 결국 약을 먹고 잠들었다.
약 없이는 살 수 없는 겨울이다.
오늘은 올해도 기숙사에 들어가지 못하게 된 딸의 원룸 월세와 지금 사는 집 월세를 합하여 지출이 너무 많은 것을 걱정하시는 같은 방 선생님들 덕분에 내 현실적인 문제에 잠시 집중하게 됐다.
심장이 울렁거리고 머리가 아파서 한두 시간 만에 해결은커녕, 마음만 더 복잡해져서 금세 물러섰다. 나 혼자 더는 끌고 갈 힘없는 문제는 답답한 현실을 똑같이 재생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그냥 살면 어때? 이래서 경제적인 발전은 없는 거다.
그 똑똑한 머리로 부동산 재테크를 하라고 하시는데, 난 안 똑똑하다. 있는 그대로 부족한 것을 인정하고 모자란 대로 사는 게 편한데...... 이렇게 살면 평생 가난하게 살 것이고, 계속 더 가난해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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