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하면 해야 할 일은 다했다. 다른 건 꼭 해야 할 일은 아니고, 하면 좋은 일에 속하겠지. 내가 하지 않아도 큰일 날 정도는 아니니까 손대기 싫다. 먹고 싶지도 않지만, 한 끼만 걸러도 몸에 느껴지는 다양한 통증 때문에 살 수가 없다. 어쩔 수 없이 때가 되지 않아도 기침이 나기 시작하면 뭐든 먹어야 한다.
마음이 크게 상하면 아프기 시작하고 한 번 아프기 시작하면 한두 달씩 예사로 아프니까 사람에게 감정을 쏟아서 내 감정이 상하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한다. 석 달 열흘 견디면 어지간하면 나아진다. 그러기를 바라고, 그래야만 한다.
잠들고 싶다. 어쩌다 이렇게 됐을까......
명절 전에 느끼는 우울감의 일종일 거라고 생각하고 그냥 견디다가 잠들기를 바랄 뿐이다. 지금 심정은 잠들면 영영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다 귀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