엊그제 그곳을 떠날 때 받은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땄다. 달리 장 본 것도 없어서 감바스 만들어서 딸이랑 둘이 그 스파클링 와인 한 병을 대낮에 다 마시고 얼굴이 시뻘게지다 못해 보랏빛이 되었다.
작년 설에는 뭘 했는지 기록을 찾아보려고 했더니 1월, 2월 두 달간의 기록이 전혀없다. 기억도 전혀 나지 않는다.
1년 전 일도 대충 큰 일 치른 것 외엔 거의 기억나지 않는다. 무슨 말을 쓰거나 일기를 써야겠다.
흘러가는 생각이고 지나가면 의미 없어지는 감정이어도 순간순간이 모여서 내 인생의 일부가 되는 거니까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이기도 하다.
스파클링 와인이니까 따면 다 마셔야 한다고 딸이랑 둘이 앉은 자리에서 한 병을 다 마셨다. 낮술의 위력을 실감하며 블로그를 뒤지다 보니 그때 부산에 한 달 살 때도 단 한 번도 일기를 쓰지 않았고, 그 전달에 수술받기 전후로 심각했던 때 이야기도 한 마디 쓰지 않았다. 그래도 아픈 것은 기억난다.
꼭 많은 것을 기억할 필요는 없지만 작년 설에는 도대체 뭘하며 하루를 보낸 것인지 기억나지 않으니 기분이 이상하다. 내 머리는 믿을 게 못되니 그때그때 기록해야 한다.
2월 9일에 사무실 짐 정리를 하고 그 자리에서 마지막으로 찍은 셀카. 멋쩍은 짓도 나중에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보다 낫다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으니 기록해둔다.
2월 8일 저녁에 기숙사에서 짐 싸다가....... 물론 앱의 조화로 실물과 상당히 다르지만, 나중에 한참 나중에 보면 재밌을 거다. 엄청 살 쪘는데 사진은 상체만 찍어서 적당히 가려져서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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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은 스파클링 와인이 달달하니 맛있다고 좀 마시더니 피곤해서 잔다. 낮술은 참..... 매력적이네. ㅎㅎ
내가 더 많이 마셨다. 스파클링 와인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지만 마시기는 편해서 금세 한 병 다 마셨다. 내가 사 둔 와인은 새해 일자리 생기면 그때 따야겠다. 백수 생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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