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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1>

당신은 몇 등급인가요?

by 자 작 나 무 2021. 7. 3.

 

등급을 매겨서 매칭해준다는 회사에 돈 내고 가입해서 짝을 찾는 게 어떠냐는 말을 몇 번 들었다. 결혼은 곧 계산이 전제된 사업과 다를 바 없다는 거다. 내 인생관은 그와는 다르기 때문에 나는 고기처럼 인간이 가진 직업이나 돈의 많고 적음 등을 선두에 내세워 등급 매겨서 거래하는 관계는 원하지 않는다.

 

거기에 전적으로 찬성하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더욱 나와는 가치관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등급은 너네들끼리 매기고 나는 빼줘. 

 

여태 남은 숨기고 싶어 하는, 드러내지 않으려고 하는 단점만 내보이며 자신에 관한 글을 많이 썼다. 그 외엔 큰 단점이 없으니 그 정도 단점을 받아들일 수 있다면 나를 만나는 사람은 내게 발견하게 되는 장점에 더 놀라고 기분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미지 장사는 그렇게 하는 게 아니라는 조언을 수없이 들었다. 만남은, 인연은 그런 계산과 장삿속에 맞춰서 하는 게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어떤 특정 조건이나 이미지에 부합하는 상대를 찾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서울에 사는 사람은 서울이 아닌 다른 곳은 '지방'이라고 부르면서 격하한다. 복잡하고 출퇴근 시간 많이 걸리고 불편함 투성이인 곳에 사는 게 삶의 질이 떨어지는 거로 생각한다. 상대적으로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적다는 것 외에 나는 지금의 내 삶에 큰 불만이 없다.

 

아름답고 평화로운 내 주변 환경도 만족스럽고 이만하면 나쁘지 않다. 왜 그렇게 정신없이 중요한 것과 그 중요한 것을 만들고 받치기 위한 부수적인 것이 바뀐 일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하는지, 나는 거기에 동조할 수 없다. 대부분 아는 사람은 나를 서울로 오라고 청한다. 뭐 볼 게 있다고 서울로 가나. 여기가 훨씬 좋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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