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와 반드시 비례 관계가 성립하진 않지만, 나이에 비해 사고방식이 더 딱딱하고 변화의 여지없이 살아온 사람이 있다. 그런 성향이 강한 사람은 만나면 숨이 컥 막히는 기분이 든다. 자기 생각만 옳다. 다른 것이 아니라 틀린 것을 명명백백하게 증명해 보여도 끝내 수긍하지 않을 정도로 숨 막히는 생각 꼴통을 요즘은 다들 꼰대라 부른다.
나이의 많고 적음과는 별개의 기질인데 나이가 많이 들수록 그런 자신의 성향을 알고도 끝내 소통 불능에 고집만 내세우는 경우가 꽤 많다. 지켜야 할 고집과 자기만의 세계는 필요하다. 밑도 끝도 없이 나만 옳고 너는 아니라고 주장이 아니라 우기는 수준만 아니라면.
전엔 그냥 바로 차단막을 쳤다. 그래야 아니한 것만 못한 다툼이라도 생기지 않을 테니까. 요즘도 나와 긴밀하게 엮일 인연만 아니면 못 본 척 피해 간다. 나와 긴밀하게 엮일 인연이란, 전생부터 얽힌 것을 풀어야 할 것이 남아 있는 인연뿐이다.
그 외에 나는 인연을 만들지 않기를 바란다. 좋은 인연이거나 궂은 인연이거나 주고받을 것 주고받고 풀 것은 원만하게 풀고 이번 생은 일찍이 간결하게 정리하고 산다. 아마도 내가 이 전생에 이번 생을 그렇게 설계한 모양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이렇게 오래도록 인연 없이 딸과 단둘이 단출하게 20년 넘게 거의 완전한 고립 상태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싶다. 그 흔한 일가친척, 가족과 교류도 일찍이 다 끊어서 아무도 만나지 않는다.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인간관계만큼 피곤한 것이 또 있을까.
내 삶은 단조롭고 심심하다. 그 심심한 삶을 덜 지루하게 보내기 위해 여행을 즐기는데 코로나 19로 지구 전체가 위기에 빠진 다음에 여행에 대한 갈망을 접고 지낸다. 여행 아니면 사랑인데....... 좋아하는 여행을 맘껏 즐길 수 없게 되었으니, 이제 사랑을 찾아야 할 때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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