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았다.
오늘에야 순선한 마음이 열렸다. 지방으로 막힌 혈관에 겨우 피가 돌듯하던 내 의식이 정체되었던 구간이 이제 하나 뚫렸다. 화나고 섭섭했던 감정을 걷어내니 내 부족함이 보인다. 어떻게 고쳐야 할지도 알겠다.
이것을 알아채기 위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니 참 감사하다. 나를 곤란하게 하는 순간, 그런 인연치고 스승 아닌 이가 없다. 가볍게 무덤덤하게 스쳐서야 어떻게 이런 각성의 순간을 줄 수 있겠나.
감사하게 모두 받아들이고 보니 아무렇지도 않다.
한 번 내려서 먹을 만큼의 원두를 남겨두고 인스턴트커피를 한 잔 타서 마셨더니 심장이 울렁인다. 앞으로 어지간히 컨디션 좋을 때 아니면 인스턴트커피는 마시지 말아야겠다.
이선희 노래 한 곡을 반복해서 듣는다. 내 잘못을 뉘우치며, 같은 실수나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며. 또한 이런 순간을 맞게 한 모든 과정과 스쳐 지나간 인연에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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