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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가출

by 자 작 나 무 2022. 1. 7.

1월 2일

혼자 점심 먹다가 허한 기분에 문득 제주에 사는 친구에게 저녁은 제주에서 같이 먹으면 어떨까 라는 말을 꺼냈다가 갑자기 비행기 표를 샀다. 그 길로 눈에 보이는 대로 가방에 넣고 길을 나섰다. 여행이 아니라 가출이었다. 집에 혼자 있기가 싫었다.

 

제주에 도착해보니 평소에 입고 다니지 않던 조합의 이상한 차림에 어울리지 않는 신까지 조금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내가 제주공항에 서있는 거다. 버스 타고 서귀포에 도착하니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늦게 문 여는 식당이 없어서 마트에서 이것저것 먹거리를 사서 친구 집에 가서 함께 먹고 근처 호텔에 갔다.

 

잠자리 바뀌면 편하게 잘 못자는 내가 혼자 있기는 싫고 친구 집에서 폐 끼치는 상황은 싫었다. 혼자 편하게 살다가 아무리 편한 사람이어도 누군가 와서 며칠 묵는 것은 온전히 편한 일은 아닐 거다.

 

그렇게 2박 3일 제주에서 먹고 자고 멍하니 시간 보냈다. 이번주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어서 노트북 들고 가서 일은 못하고 불안한 상태로 놀다가 결국 집에 돌아와서야 일을 마무리했다.

 

 

급한 불은 껐고, 내일 딸이랑 좀 놀고 또 제주에 가서 한동안 머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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