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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여유

by 자 작 나 무 2022. 1. 9.

이번엔 조금 차분하게

갑자기 비행기표 사서 훅 날아가지 않고

미리 가방 꾸릴 여유도 있는 여행을 나서기로 했다.

 

뭘 보러 가고 싶은 것도 아니고

뭘 먹으러 가고 싶은 것도 아니다.

 

어쩐지 허한 이 마음에

한순간 스치는 바람이라도 따뜻하기를 바라며......

내일 더 남쪽으로 간다.

 

애플뮤직 새 플레이리스트를 저장하고

이유도 없이 글썽여지는 눈물을 머금고

남긴 커피 한 모금

 

시작도 못 해본 연애

시작도 못 해본 사랑에 대한 아쉬움이

올해는 부디 거짓말처럼 사라져버리기라도 했으면......

 

어쩌자고 내 감성은, 내 감정은

이렇게 더디게 늙고 철도 들지 않는 것인지........

어느새 중년 아줌마가 되어버린

철부지 소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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