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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행/제주 여행

1월 12일, 13일

by 자 작 나 무 2022. 1. 15.

서귀포 친구는 나와는 정말 색깔이 다른 사람이다. 겪기 전에도 알았고, 겪어보아도 그러하다.

 

그런데, 결이 다르다고 싫거나 불편하지 않다. 다른 색깔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니까 편하다.

 

함께 해주는 것에 감사하다. 나와 다른 것을 온전히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데에 큰 도움이 되는 친구다.

 

호텔에서 친구들과 함께 조식을 먹고 옥상에서 바다를 바라보니 풍경이 시원하다. 또 딸 데리고 여기 오고 싶다는 생각부터 했다. 아침상을 같이 받고 이 풍경을 보면서 오늘 어디 갈까 의논하는 상상에 나 혼자 행복해졌다.

 

 

 

솜반내 공원에서 친구네 반려견 '요미'와 함께 산책했다.

 

솜반내 물이 맑고 아침 햇빛이 좋아서 행복해진다.

 

혼자 콧노래를 부르며 한 걸음씩 걷는데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든다. 구름 위를 걷는 느낌이다. 전날 흐리고 눈 오는 날씨에 실내에만 갇혀 있다가 맑은 하늘, 바람, 구름, 물빛에 그만 반하고 만다.

 

겨울 섬 날씨는 변화무쌍했다.

 

기도하러 간다고 친구가 약천사에 가자고 해서 들렀다. 장사가 잘 안 될 때는 절에 와서 기도를 하고 가면 좀 나아진다기에 함께 절에 갔다.

 

제주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즐기며 나는 천천히 산책하고

 

층마다 오르내리며 절 구경을 했다.

 

친구는 뭔가를 기원하며 백팔배를 한다. 그런 친구를 보며 나는 친구의 일이 잘 풀리기를 기원했다. 나를 위해 기도하지 않고 나는 남을 위해 기도한다. 그것이 나도 잘 되는 길이라고 믿는다. 주변이 평온해야 나도 영향을 덜 받으니까.

 

먹을 수 없는 과일이어도 주렁주렁 열린 이 풍경이 하도 예뻐서 또 딸 생각을 했다. 여기 데리고 와서 함께 산책하고 싶다. 내 욕심은 이런 것이다. 좋은 사람과 좋은 것을 함께 나누고 싶은......

 

어떻게 이어진 인연이거나 지난여름에 딸내미 데리고 제주 여행 왔을 때 얼굴 보고 방학마다 와서 얼굴 보게 되는 것으로 보아 당분간 우리가 몇 번은 만나게 될 것 같다.

 

사람을 만나지 않다가 자주 보게 되면 서로 전생에도 인연이 있었을 거로 생각한다. 그리고 이생에 주고받을 뭔가가 있는 거겠지. 

 

자꾸 뭔가를 주려는 친구에게 내가 줄 수 있는 것은

'네가 어떤 일을 하거나 네 편이 되어주기로 한다.'

 

네가 어떤 사람이거나 나는 내 마음을 그렇게 주고, 그렇게 쓸 것이다. 인연이 있는 날까지.

 

혼자 제주에 건너와서 5년째 강아지와 사는 그 친구도 퍽이나 외로웠나 보다. 그 친구에게 곁에 오래 머물 따뜻하고 편안한 사람이 생기길 바란다. 

 

친구 집에서 한 달 정도 머물러도 된다고 했지만, 요미와 함께 사는 집은 예민한 내게는 불편할 수밖에 없다. 따로 방 얻어서 자주 들여다볼까 싶기도 하고...... 내가 해야 할 일도 있지만, 나도 집에 내내 혼자 있으니 친구 핑계로 제주에 갈 궁리만 자꾸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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