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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섬 <2020~2024>/<2022>

처음 뚫어본 귓볼

by 자 작 나 무 2022. 1. 29.

1월 28일

시내 버스정류장 부근에 있던 붕어빵 리어카는 마침 오늘은 휴업이다. 딸이 국화빵을 못 먹게 되어서 아쉬워 한다. 어릴 때 어디선가 맛있게 먹었던 그 단순한 맛이 그리운 것인지 그 맛과 함께 각인된 무엇인가를 자극해서 그리운 것인지.

 

다음 코스는 귓볼 뚫어서 귀걸이를 하고 싶다는 말을 언젠가 흘리듯 한 것이 떠올라서 가끔 들르는 가게에 가서 딸이 귀걸이를 골랐다.

 

약간 긴장한 상태로 귓볼을 뚫고 귀걸이를 끼운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딸이 어지럽다며 주저앉는다. '미주신경성 실신' 예뻐지기 위해 참기엔 곤란한 상황이어서 귀걸이를 뺐다. 계산한 귀걸이를 그냥 버리고 올 수도 없고, 사용할 수 없는 물건에 비싼 값을 치른 것이 아까워서 내가 대신 귓볼을 뚫어서 그 귀걸이를 했다.

 

태어나서 처음 해본 일이다. 여태 액세서리를 걸기 위해 노력해본 적이 없는데 귓볼을 뚫은 딸의 상태가 좋지 않아서 그 물건을 내가 받아서 쓰기로 했다. 귓볼 살짝 뚫는 게 뭐라고 남은 흔하게 하는 것을 여태 한 번도 안 하고 살았다. 이제 귀걸이 예쁜 것 보이면 사서 걸 수도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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