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 넷플릭스에 처음 공개한 '지금 우리 학교는'이란 드라마를 연이어 봤다. 늦잠 자고 깨서 어제 산 생굴 남은 것 넣고 떡국 끓여서 아점 먹고 내내 그 드라마를 켜놓고 있었다.
저녁은 오랜만에 파스타를 꼭 먹고 싶다는 딸의 주문대로 새우와 마늘 듬뿍 넣고 토마토소스 파스타를 만들어서 먹었다. 이제 내 입맛은 알리오 올리오가 좋은데 딸이 어릴 때 맛있게 만들어주던 스파게티를 해달란다.
3인분 만들어서 딸이 2인분을 먹고 또 발랑 드러눕는다.
여전히 아이처럼 엉덩이 툭툭 두들겨주면 안겨서 아기 놀이하듯 한다. 백 살 되어도 그럴까 하여 무섭다니까 그러면 어떠냐고 한 수 더 뜬다. 기록해 놓지 않으면 다음 명절에 꼭 묻는다.
"우리 지난 설에는 뭐 먹었지?"
기억하지 못할 자잘한 것을 이렇게 기록해두면 날짜대로 펼쳐서 사진과 함께 보여주면 우리가 함께한 기억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바뀌면서 더 단단하게 자리를 잡는다.
큰소리 한 번 나지 않는 소꿉놀이 같은 우리 삶이 다시 10년 뒤엔 어떻게 읽어질까.
감사한 마음과 어쩐지 조금 허전한 마음이 공존하는 묘한 때다. 명절은 우리에겐 함께 맛있는 거 먹고 쉬는 날.
'흐르는 섬 <2020~2024> > <2022>'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 기계를 갖고 싶다. (0) | 2022.01.30 |
---|---|
열리지 않는 여행 가방과 빨간 구두 (0) | 2022.01.30 |
처음 맛보는 막걸리 (0) | 2022.01.29 |
처음 뚫어본 귓볼 (0) | 2022.01.29 |
1월 28일 (0) | 2022.01.28 |